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825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놓고 실효성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향후 2개년간 실질적으로 집행 가능한 규모는 64%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고, 동시에 경기부양책의 내용 가운데 일부 사용처에 대해서는 과연 시급하게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2011년초까지 64%만 집행가능"
미 의회예산국(CBO)은 26일(현지시간) 오는 2011년 초까지 총 8250억달러중 약 64%인 5260억달러만이 실질적으로 집행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CBO에 따르면 가장 경제에 파급효과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2750억달러의 감세안의 경우, 내년 말까지 2년동안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은 208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나머지 경기부양자금의 집행을 위해 정부예산과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도 시일을 소요할 전망이다.
주된 요인은 경기부양안이 대부분 세부사항이 결여돼 있고, 당장 추진하려면 자금 집행계획안과 입찰공고, 계약체결 절차와 정부 규제 및 환경영향 평가 등의 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학교 건물 재개축 공사의 경우 학기중에는 진행할 수 없고 다리나 도로건설 등은 겨울철에는 공사를 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집행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용은 탁상행정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한 모양새다.
◆ 美 경기부양자금 '나눠먹기' 논란도
이와 함께 경기부양자금의 용처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26일 보도했다.
최근 의회에서 검토중인 오바마의 경기부양 법안 속에 담긴 세부 사용처 내역을 보면 과연 시급하게 돈을 써야하는 할 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경기부양 자금중 2억달러는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을 새로 단장하는 데 사용하도록 돼 있다. 내셔널 몰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행사가 진행된 곳이다. 또 연방조달청(GSA) 차량을 대체에너지 연료 차량으로 바꾸는 데 6억달러가 든다. 이와 함께 항공우주국(NASA)의 기후변화 연구 수행비로 4억달러가 책정돼 있다.
이와 함께 국무부 컴퓨터 시스템을 고치고 업데이트하는 데 2억7600만 달러,미군 기지내 어린이 보육센터 수리 비용이 3억6000만 달러, 농무부 산하에 있는 산림청의 노후화된 시설과 설비를 수리하는 데 6억5000만 달러가 사용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립공원 관리소 설비 수리 비용이 18억 달러,주요 공항의 폭탄 탐지기 설치 비용이 5억 달러 등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이 과연 당장 시급한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가들에게서 투자와 고용창출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내셔널 몰을 새로 단장하거나 국무부 컴퓨터를 업데이트 하는게 경기부양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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