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르면 내주초 후임 경찰청장을 발표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어 청장은 이날 오후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사퇴서에서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새롭게 진용을 갖추고 새출발할 수 있도록 자진해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청와대의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 청장의 사표가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은 아니나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경찰청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이르면 내일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고 말밝혔다.
이에 따라 설 이후 개각에 앞서 단행될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 인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미 4대 권력기관장 교체에 대비한 막바지 검증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후임 발표는 초읽기에 접어든 상태다.
이미 한상률 국세청장이 그림로비 의혹과 골프파문 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어 청장마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른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빅4 교체'를 통한 여권의 진용 재편이 본격 궤도에 접어든 것.
우선 후임 경찰청장에는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기용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어 청장에 앞서 사의를 표명한 한상률 국세청장의 후임에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 허용석 관세청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후임 국세청장의 경우 내부 인사들의 연이은 불명예 퇴진에 따라 외부인사 발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김성호 국정원장의 경우 일각에서 잔류설이 나돌기도 하지만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체될 경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최시중 방통위원장, 김경한 법무장관 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임채진 검찰총장의 경우 유임 의견이 우세하다. 임 총장은 한 때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 때문에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부처 장악력과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청와대는 4대 권력기관장 인선을 마무리하면 곧바로 청와대 수석 1~2명의 교체 등 소폭개편과 함께 경제팀을 포함하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통해 여권 진용 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시기는 설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에 따라 설 이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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