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고물가에 李대통령 '가격조정 명령제도 검토'…소비자 피해구제 개선 논의

李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불범 스팸 방지 위한 '문자 전송자격 인증제' 논의
전세사기 방지 목적 임차인에 정보 제공 방안도 다뤄져
"기업 지방 투자에 파격적 인센티브…행정 전반서 지역 우대"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불법 스팸 방지와 전세사기 예방, 소비자 집단 피해구제 소송제도 개선, 아침·야간 돌봄서비스 확대 등 '국민 체감 정책'을 집중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시행령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기업들이 지방 투자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센티브 체계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담합'을 불안정한 장바구니 물가의 원인으로 꼽고 '가격조정 명령제도'를 검토하라고 했다.

연합뉴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지난주 회의에 이어 국민의 삶에서 중요성과 시급성이 높은 '국민 체감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비공개회의에서는 문자 전송 자격 인증제를 시행하고 발송자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불법 스팸 방지 대책이 논의됐다.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해 계약 전 임차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다뤄졌다. 또 소비자 집단 피해구제 소송제도 개선과 아침·야간 돌봄서비스 확대 등 국민 다수가 필요성에 공감하는 과제들이 논의됐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논의된 과제들을 차질 없이 준비"하되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할 경우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공개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와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망국적인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도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에 달려있다"며 "기업들의 지방 투자를 대대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해서 신속하게 추진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국가 조달 분야에서 지방 우선 가산 제도를 검토하라는 지시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 세제, 금융, 조달 등 국가 행정 전반에 걸쳐서 지방 우대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국가 조달 분야에서는 지방 우선이나 가산 제도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물품의 효용, 효율이 똑같다면 당연히 지방 것을 먼저 쓰거나 입찰 가점을 주는 것을 준비해 시행하면 좋겠다"고 했다. 교통 인프라 정비, 공공기관 이전 준비도 서둘러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지난해 수도권, 비수도권 인구 격차가 무려 100만명이 넘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수도권이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지 6년 만의 일인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는 게 이 대통령의 진단이다. 이 대통령은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이 인구와 자원을 소용돌이처럼 빨아들이는 일극 체제는 더 방치할 수도 없고, 방치해서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포화가 심화할수록 지방소멸은 가속화될 것이고 잠재 성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미 한계에 도달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하는 것은 경제 성장판을 다시 열고 지속가능한 국가발전 토대를 쌓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독과점으로 고물가 강요…가격조정 명령제도 활용하겠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불안정한 장바구니 물가의 원인으로 '담합'을 꼽고 "독과점으로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한다"고 질타하면서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시정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소비자물가가 5개월 만에 최저치인 2%가 됐다고 한다. 5개월 만에 가장 낮다"면서도 "쌀값을 포함한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검찰이 적발한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 사건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빵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비싸다는데 밀가루와 설탕 가격 요소도 있는 것 같다"며 "국제 밀값이 폭락해도 국내 밀가루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도 있다. 담합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가격조정 명령제도 활용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담합으로 가격을 올렸으면 내려야 한다"며 "잠깐 사과하고 할인 행사하고 모른 척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게 끝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라. 가격조정 명령제도도 활용해야겠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생리대 가격도 내려가는 것 같다"며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지나치게 비싸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각종 기업에서 가격을 대폭 내린 중저가 생리대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과일, 농산물, 축산물 물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비정상적인 물가 상황에 대해 "국가 시스템의 문제"라면서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물가 문제를 관리할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면 어떻겠느냐. 지금까지 안 쓴 새로운 방법을 발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7일 개막하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130명의 대한민국 선수단이 출전한다고 한다. 흘린 땀과 노력만큼의 성과도 거두고 대한민국도 빛내주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참모진들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단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선전을 기원했다.

정치부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