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업권 사고 흉흉한데' 여신협회선 '이메일 무단열람'…'내사 후 금감원 보고'

카드본부 소비자보호부 연루…다른 동료 이메일 훔쳐봐
협회, 12월 말 인지 후 내사…"끝나면 금감원 보고 예정"
여신협회장 임기 만료 후 4개월째 공석…빠른 인선 절차 필요

카드 등 여신금융전문회사 업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여신금융협회에서 내부 직원이 동료의 이메일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해 업무 관련 이메일을 수시로 열람한 사실이 드러나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업권 전반에서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이슈가 잇따르는 가운데 협회장 부재 상황과 맞물려 협회 내부의 관리와 기강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12월 중순 카드본부 소비자보호부 소속 직원이 동료 직원의 인트라넷 계정 아이디로 이메일에 몰래 접속한 사실을 인지하고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협회는 사실 확인 직후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사부를 중심으로 관련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정보를 외부로 탈취하거나 시스템을 해킹한 것은 아니며, 친분이 있는 동료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이메일을 열람한 것"이라며 "내부 통제 차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이메일에는 전업 카드사 등 회원사와의 업무 협의와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구체적인 문서 내용이나 수치, 열람 기간이나 횟수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직원이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이메일을 열람했는지, 몇 명의 계정이 영향을 받았는지 등도 아직 조사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언제부터 이메일 열람이 시작됐는지, 몇건의 이메일을 열람했는지 확인이 어렵다"면서 "현재 직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외부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정보 유출에 해당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에 대한 의무 보고 대상은 아니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원사 관련 업무 이메일이 포함돼 있었던 점을 고려해 내부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금감원에 결과를 공유할 방침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협회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내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징계 수위와 함께 제도 개선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 측은 "점검 결과와 내·외부 법무 검토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여신협회장 공백 장기화 속에 빠른 시일 내 회장 인선 절차 착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해 10월 5일 임기가 끝났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장이 사실상 공석인 채로 4개월이나 흘러 협회 직원들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다소 고삐가 풀렸다는 말이 들린다"며 "롯데카드 사고를 포함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와중에 사건이 터져서 업권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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