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겨울철 대표 제철 과일인 딸기와 감귤 가격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여파로 출하가 늦어지고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과일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마트에서는 한 팩 가격이 2만원 안팎에 형성되며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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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설향 딸기(특·2kg) 평균 가격은 3만706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했다. 과실이 큰 프리미엄 품종인 킹스베리(특등급)는 5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1.6% 급등했다.
소매 가격 역시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딸기 상품 소매가격은 kg당 2만2736원으로 1년 전보다 13.6%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가격도 전년 대비 4%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상 딸기는 11월 이후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높은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출하 지연으로 초기 공급이 충분히 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터널위로 햇빛이 강렬하게 내려쬐고 있다.
가격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지난해 여름 이어진 기록적 폭염이 꼽힌다. 딸기 모종을 심는 정식 시기가 폭염으로 늦춰지면서 초기 생산 물량이 감소했고, 이 여파가 겨울 출하 시즌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출하가 늦어진 상황에서 겨울철 수요가 집중되자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소비가 몰리는 2월까지는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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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3일 가락시장에서 하우스 감귤(특·3kg) 가격은 3만832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상승했다. 가을철 폭우와 이상 고온으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하급 물량 비중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은 상급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평균 가격이 밀려 올라가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하등급 감귤(3kg)도 1만5912원에 거래되며 최근 7일 평균 대비 50% 넘게 뛰었다. 이른바 '파지'로 분류되는 저품질 감귤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감귤 물가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과일 가격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폭염·폭우 등 기후 리스크가 농산물 생산에 구조적인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가격 급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과일 생산 기반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상황에서 단기 수입 확대만으로는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향후에도 겨울철 과일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유통 전반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