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꽃다발 만들면 징역 7년형' 화폐 훼손 단속 나선 나라들

밸런타인데이 앞두고 선물 문화 확산
케냐 중앙은행 "화폐 훼손, 최고 징역 7년형"
나이지리아·가나도 '화폐 존중' 강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케냐 중앙은행(CBK) 일명 '돈 꽃다발' 제작 행위에 대해 강한 경고를 내렸다. 지폐에 물리적인 손상을 가하는 행위는 화폐 훼손에 해당하며, 최고 징역 7년 형까지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케냐에서는 현금을 꽃 모양으로 장식해 선물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Kenya KTN YouTube

4일 연합뉴스는 BBC 뉴스 등을 인용해 케냐 중앙은행이 공식 성명을 통해 "지폐에 풀을 바르거나, 스테이플러나 핀 등으로 고정하여 꽃다발을 제작하는 행위는 지폐의 가치를 훼손하는 위법 행위"라며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케냐에서는 현금을 꽃 모양으로 장식해 선물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지만, 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은행 측은 "지폐는 국가의 법정 통화이며, 그 사용 방식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특히, 훼손된 지폐는 ATM이나 지폐 계수기에서 인식 오류를 일으키는 등 공공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케냐 중앙은행은 지폐를 선물로 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훼손되지 않은 방식으로 지폐를 포장하거나 증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화폐의 본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창의적인 선물 문화를 인정하려는 태도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 이후, 케냐에서는 '돈 꽃다발'을 대체할 수 있는 선물로 생화 꽃다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케냐는 세계적인 화훼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번 조치가 자국 화훼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화폐 훼손에 대한 단속은 케냐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최근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화폐를 존중하자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는 결혼식이나 축하 행사에서 돈을 하늘로 뿌리는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 SNS에 해당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퍼지면서, 당국은 "법정 화폐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해당 영상 속 인물들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가나 역시 유사한 조처를 내렸다. 가나 당국은 최근 몇 년간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돈 케이크'?지폐를 여러 겹 접어 케이크 모양으로 만든 선물 방식?에 대해, 화폐 훼손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경고성 발표를 내놨다.

이처럼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화폐를 단순한 물건이 아닌 국가의 신뢰와 상징으로 간주하며, 물리적인 훼손이나 예술적 변형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달리 한국에서는 주화 훼손만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한국은행법 제53조는 "누구든지 한국은행의 허가 없이 주화를 융해·분쇄·압착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은 '주화(동전)'에만 해당하며, 지폐를 훼손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별도의 형사 처벌 조항이 없다.

한국은행이나 법무부는 지폐 훼손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며, 다만 지폐의 위조나 변조, 유통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SNS를 중심으로 지폐를 이용한 다양한 선물 아이템(예: 돈 꽃다발, 돈 케이크 등)이 유행하는 가운데, 지폐에 물리적 손상을 입히는 사례가 증가할 경우 향후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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