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진의 로앤비즈]피자헛 판결 후폭풍…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소송 줄이어

피자헛 사건 대법 선고 이후 소송전 확산
다른 가맹본부 상대 재판들도 속도 붙어
YK 이어 최선·도아도 차액가맹금 소송 진행
가맹본부의 정보공개 의무도 강화
불가피한 진통…선진 제도로의 개선 계기 돼야
현민석 "투명한 계약 위에서 다시 만나라는 사법부 명령"

2024년 9월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 2심 재판부가 1심의 3배에 가까운 차액가맹금을 점주들에게 반환해주라고 판결한 이후 재판 추이를 지켜보던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잇따라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 시작했다.

BHC와 롯데슈퍼·롯데프레시를 시작으로 배스킨라빈스, 푸라닭, 교촌치킨, BBQ, 굽네치킨,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버거킹 등 16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법무법인 YK를 찾아 사건을 맡겼다. 지난달 15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준 이후에는 여러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문의가 이어지며 추가 선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랭크버거·명륜진사갈비·메가MGC커피…가맹본부 상대 소송전 확산

다른 로펌도 차액가맹금 소송에 뛰어들었다.

법무법인 최선은 지난해 7월 프랭크버거 운영사인 주식회사 프랭크에프앤비와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명륜당을 상대로 각각 차액가맹금 반환소송을 냈다. 프랭크버거 재판은 지난해 8월 조정에 회부됐지만 같은 해 10월 결렬돼 오는 3월 24일 변론기일이 잡혔다. 명륜당 사건은 지난해 9월 조정에 회부된 뒤 같은 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조정기일이 진행됐고, 오는 11일 세 번째 조정기일이 잡혀있는 상태다.

법무법인 도아는 국내에 4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진 메가MGC커피를 상대로 오는 3월 1차 차액가맹금 소송을 접수할 예정이다. 단순히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하는 수준을 넘어 1000여명의 가맹점주가 소속돼 있는 메가MGC커피 가맹점주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사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대응 및 법률자문 지원에 나섰다.

박종명 법무법인 도아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도아 홈페이지

박종명 법무법인 도아 대표변호사는 "피자헛 사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이후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여러 점주들이 사무실로 연락해 오는데, 현재는 개별 수임은 하지 않고 있고 협의회를 통해 수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차액가맹금 외에도 프로모션 비용의 부당한 전가 등 문제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소송을 통해 점주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피자헛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나머지 재판들의 진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투썸플레이스 사건은 다음 달 3일 조정기일이 열리고, BBQ 사건은 다음 달 6일, 두찜 사건은 다음 달 12일, 버거킹 사건은 다음 달 24일 각각 변론기일이 잡혀있다.

법·시행령·고시 개정…제도 선진화 계기

피자헛 소송은 국내 가맹사업 제도 전반을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재판이 시작된 이후 가맹사업법이나 시행령이 개정돼 연 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 5개 미만의 소규모 가맹본부까지 정보공개서 등록·제공 및 가맹금 예치 의무가 확대됐고,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하는 광고·판촉행사 시 일정 비율 이상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가 의무화됐다.

또 필수품목의 종류나 공급가격 산정방식이 가맹계약서의 필수적 기재사항이 됐고, 필수품목 항목 등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때는 가맹점주와 사전에 협의해야 할 의무 조항이 생겼다. 가맹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가 도입됐고, 공정위에 등록된 단체의 협의 요청에 가맹본부가 충실히 응할 의무 규정이 신설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공개서의 체계와 내용을 개편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련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 시행령과 고시에는 정보공개서에 가맹점 개시 전 지급하는 최초 가맹금이나 기타 비용에 대한 가맹사업자의 결제 정보를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YK 강남 주사무소에서 현민석 변호사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업계 우려에도 "불가피한 진통" 분석

매출 162조원에 달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뒤흔든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은 우리 사회에 "합의되지 않은, 계약서에 없는 마진을 가맹본부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점주들로부터 수취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에 대해 대법원은 "합의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유통마진)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답했다.

내수 침체와 경쟁 심화, 각종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에 소송 위험까지 더해지며 프랜차이즈 업계가 위기를 맞은 건 사실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선진적인 가맹사업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진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명한 건 이번 판결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됐던 '깜깜이 유통마진'을 사라지게 하는 출발점이 됐다는 점이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가맹점주들을 대리한 현민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가맹사업법에 '당연한 마진은 없다'는 입법적 결단이 사법부에 의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가맹본부와 점주가 '투명한 계약' 위에서 다시 만나라는 사법부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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