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하고 뜸도 뜨고'…청사에 개인 쑥뜸방 만든 구청장, 사유화 논란

구청 창고 공간 개조…논란 커지자 시설 철거
구청장 “설비는 사비로…사적 사용 송구하다”

부산 북구청장이 구청 청사 내부에 개인 전용 쑥뜸 시술방을 조성해 사적으로 이용해 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공청사 사유화 논란에 휘말렸다.

30일 연합뉴스는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약 5~6개월 전부터 구청사 내 창고 용도로 사용되던 공간을 개조해 쑥뜸 시술방을 마련하고, 이를 개인 건강 관리 목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공간은 구청 직원 숙직실과 샤워실 맞은편에 위치한 약 10~15㎡ 규모의 창고다. 내부에는 침대와 좌욕기, 쑥뜸 기구 수백 개, 난방기구와 환기시설 등이 설치돼 있었다.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잠금장치도 마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북구청. 연합뉴스

해당 공간은 청사 내의 비교적 구석진 곳에 위치해서 평소 문이 잠겨 있었고, 당직 근무가 오후 11시까지만 이뤄지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은 해당 시설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접한 복도와 사무실에 쑥뜸 연기와 냄새가 퍼졌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일부 제기됐다.

쑥뜸 시술은 오 구청장 본인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의료법상 무자격자의 타인 시술은 불법이지만 자가 시술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오 구청장은 "시술에 사용된 비품과 설비는 모두 사비로 마련했으며, 구청 예산이나 인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 구청장은 "평소에 한의원을 다녔지만 시간이 없어서 구청에 비어 있던 창고 공간을 활용했다"며 "한 달에 1~2차례, 일과 시간 이후나 행사 전 남는 시간에 30분 정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적인 용도로 공공청사 공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북구청은 30일 오전 해당 쑥뜸 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논평을 내고 "사비로 장비를 구입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청사를 개인 건강관리 공간으로 사용한 행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구청은 청사의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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