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지기자
21일 한국 증시는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미·유럽 무역전쟁 공포로 급락한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지정학적 긴장감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장중 위험회피 물량과 저가 매수세가 충돌하며 높은 수급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갈등 고조와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크게 흔들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0.68포인트(1.76%) 하락한 4만8488.6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43.09포인트(2.06%) 밀린 6796.91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561.065포인트(2.39%) 급락한 2만2954.322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8개국에 대한 '그린란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유럽연합(EU)이 보복을 시사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유럽 간 무역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재차 확산됐다. 실제로 덴마크 연기금은 이날 보유 중인 미 국채 3100만달러 규모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이 더해지며 주식·채권·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미국발 충격으로 금일 한국 증시 역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데다, 최근 급등으로 높아진 국내 시장의 단기 피로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과 내일 2거래일간 증시는 트럼프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미국 자산 이탈 가능성이 낮아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유럽 역시 미국 자산 매각 시 손실 리스크가 있고, 관세 부과 예정일인 다음 달 1일 전까지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짚었다.
시장은 한국시간 기준 오는 22일 오후 10시 30분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연설과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매그니피센트 7(엔비디아·애플·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테슬라, M7)'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시즌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거나 M7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가 완화될 경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