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지난해 국내에 새로 등록된 전기차가 전년 대비 50.1% 늘어나며 2년 연속 역성장을 마치고 반등했다. 저렴한 중국산 테슬라 '모델 Y'를 중심으로 제조사별로 인기 차종이 수요를 끌어올렸다.
2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내놓은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기차 신규 등록이 22만177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침투율(구매비중)은 13.1%로,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협회는 정부의 보조금 조기 집행과 정책 지원, 제조사들의 판촉 경쟁, 신규 모델 출시 확대 등이 시장 반등을 이끈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Y'가 지난해 5만397대가 판매되며 승용 전기차 시장 점유율 26.6%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EV4', 'EV5', 'EV9 GT', 'PV5', '아이오닉 9' 등 신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고 KG모빌리티는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를 출시해 신규 수요를 끌어모았다.
제조사별 판매는 기아(6만609대), 테슬라(5만9893대), 현대(5만5461대)가 주도하며 삼파전 양상을 보였다. 수입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며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42.8%까지 높아졌다.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75%에서 2025년 57.2%로 하락했다.
유럽계 브랜드 중 BMW(7729대)와 폭스바겐·아우디(6674대), 포르쉐(3625대) 등은 성장한 반면, 메르세데스-벤츠(2072대)는 2024년 화재 사고 이후 2년 연속 판매 감소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테슬라 중국 생산 물량 유입과 BYD, 폴스타 등 신규 브랜드 안착 영향으로 중국산 전기차는 전년 대비 112.4% 증가한 7만4728대가 판매되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웠다. 협회는 "중국산 전기차 확산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가격 인하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내 제조 기반과 공급망 경쟁 압력 측면에서 위협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지역별 전기차 침투율은 보조금 규모와 충전 인프라 여건에 따라 격차가 컸다. 경상북도는 최대 1100만원 수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16.2%로 가장 높은 침투율을 보였으며, 서울은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부족과 상대적으로 낮은 보조금 영향으로 전국 평균(13.1%)보다 낮은 12.8%에 머물렀다.
제주도는 인프라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개인 구매 침투율이 33.1%를 기록하며 도민 3명 중 1명이 전기차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전기차 수요의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특정 모델의 인기와 정책 지원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했다. 또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역할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중국산 전기차의 파상공세에 대응해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내생산촉진세제'같은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테슬라의 FSD 국내 도입 등 자율주행과 AI가 전기차 구매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만큼, 기술 개발과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한 민관 공동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