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이브3.0]④'퇴근 후 치맥'…뉴요커 일상에 스며들다

[신년기획]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美 주류 선택지
'흑백요리사' 출신 셰프 음식점 옥동식 북적

미국 K뷰티 시장 규모 20억 달러
"BTS 계기로 K팝에 빠져…한국 화장품·식품 싹쓸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에 위치한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현지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에도 BBQ 매장이 있어 친구들과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방문한다"며 "온라인을 통해 K-푸드를 접한 뒤 관심이 커졌고, 치킨뿐 아니라 여러 한국 음식을 함께 즐기며 새로운 식문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해튼 한인타운인 K-타운은 평일 저녁 시간대임에도 한식과 K-컬처를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활기를 띠었다. 주변 한식당들 역시 찌개와 한국식 비비큐를 맛보려는 외국인들로 대부분 자리가 찼다. 인근 30번가에 위치한 옥동식도 최근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옥동식 셰프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인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 방문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사회 전반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한때 '한 번쯤 접해보는 콘텐츠'에 그쳤던 K-컬처는 일상 속 소비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음악이나 영상으로 형성된 호감이 외식과 쇼핑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며, 한국 문화는 특정 마니아층을 넘어 주류 소비 시장으로 스며드는 모습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K'가 붙으면 트렌디하고 힙하다는 인식이 이미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화장품 편집숍 얼타뷰티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코리안 스킨케어' 코너에 진열된 한국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판매점 H-아트에서 한국 화장품을 둘러보던 관광객들이 H-마트에서 구입한 한국산 스낵을 들고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이 같은 변화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미국판 CJ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얼타뷰티에서도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타뷰티 맨해튼 34번가점의 '코리안 스킨케어' 전용 코너는 한국 마스크팩을 구매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20대 직장인 마르티네즈 씨는 "원래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BTS를 계기로 K-팝에 푹 빠졌고, 이후 한국 음식과 화장품까지 관심이 확장됐다"며 "한국 화장품은 연구·기술력이 뛰어나고 피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인식이 강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정보는 주로 틱톡과 유튜브를 통해 접한다"고 덧붙였다.

타임스퀘어 인근에 위치한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에도 한국 화장품 전용 진열대가 마련돼 있다. 한쪽 벽면에 마련된 공간에는 토리든과 에스트라 등 한국 브랜드 제품들이 즐비하고, 이니스프리 제품만을 판매하는 별도 공간도 운영 중이다. 한 세포라 매장 직원은 "한국 제품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주요 고객층은 20~40대 미국인이 중심이고, 영국 등 유럽 관광객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미국 내 K-뷰티 매출은 2025년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4년 15억달러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전체 미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K-뷰티의 성장세는 이례적으로 가파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 한쪽 벽면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진열돼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 한쪽 벽면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진열돼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전문가들은 K-열풍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현지인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형성된 K-콘텐츠 인지도가 음식과 화장품 등 친숙한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K-푸드와 K-뷰티가 일회성 체험이 아닌 반복 소비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지 유통망과 브랜드 전략이 맞물리며 K-컬처의 소비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조희진 한국관광공사 미주센터장은 "이제 미국 소비자들에게 K-컬처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인식되고 있다"며 "K-푸드와 K-뷰티를 통해 한국의 맛과 멋을 경험한 이들이 음식과 제품을 넘어, 그 공간과 분위기까지 포함한 한국식 삶의 방식 전반에 관심을 갖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K-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 대한 호감과 방문 의지로 연결되고, 이런 흐름은 K-컬처 인기와 한국 관광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전용 진열대가 마련돼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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