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취재본부 이병렬기자
논산시청 전경
15일 충남 논산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논산시 지방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백성현 논산시장을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들어 사과 요구와 혈세 사용,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한꺼번에 제기했다.
기소는 사법 절차의 출발점이다. 유죄 판단이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근거로 정치적 단죄에 나섰다.
민주당의원들이 사실상 유죄 프레임을 먼저 씌운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공세가 일관된 원칙 위에 서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12월, 당시 논산시장이던 황명선 국회의원도 백 시장처럼 선관위 고발, 경찰 수사, 검찰 기소라는 절차를 거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논산시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고, 사과도 요구하지 않았다. 행정 신뢰가 무너졌다는 주장도 없었다.
특히 황 의원이 논산시장 재임 시절 관용차에 안마의자를 설치해 개인 편의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민주당은 침묵했다.
시민 혈세가 투입된 명백한 공직윤리 사안이었지만, 공식 문제 제기는 없었다.
민주당의 기준은 같지 않았다. 대상만 달랐다.
이번 기자회견이 열린 시점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때다. 정치 일정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행정 안정에 대한 책임 의식의 부재다. 논산시에는 1400여명이 넘는 공직자가 근무하고 있다.
논산시장 기소라는 변수로 민주당이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라면 "공직자들은 흔들림 없이 시정을 운영하라"는 최소한의 메시지를 함께 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는 그런 언급이 없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이를 정치 쟁점으로 끌어올린 것은, 진실 규명보다 여론전이 앞섰음을 보여준다.
무죄추정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이 원칙이 자기편에게만 적용되고, 상대에게는 사라질 때 정치 신뢰는 무너진다.
논산의 행정은 특정 정당의 선거 전략을 위한 소품이 아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시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문제 제기라기보다, 시정을 흔들기 위한 정치 무대에 가까웠다. 정치가 원칙을 잃을 때,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