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파월 때리기'에 하락…달러·국채 동반 약세 '셀 아메리카'

파월 "통화정책이 정치척 압력에 좌우될지의 문제"
Fed 독립성 훼손 우려에 투자심리 급랭
시장 불안 확산에 안전자산 금값 상승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상대로 의회 위증 혐의 수사에 나서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와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서 이른바 '셀 아메리카'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FP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6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5.86포인트(0.42%) 하락한 4만9298.21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18포인트(0.13%) 내린 6957.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813포인트(0.13%) 떨어진 2만3641.534에 거래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Fed가 지난 9일 미 법무부로부터 소환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6월 Fed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했던 자신의 증언과 관련해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Fed 본부 리모델링 비용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는데, 결국 이를 문제 삼아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이번 사안은 Fed가 증거와 경제 상황에 근거해 금리를 계속 결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의해 좌우될지를 가르는 문제"라고 직격했다.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박에 흔들릴 경우 인플레이션 대응이 어려워지고, 장기적으로는 고물가와 국채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을 전반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ed는 노동시장 둔화 조짐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 연속 총 0.7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이달에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연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이런 상황을 과거에도 경험했고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 시점에서 이는 파월 의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Fed의 독립성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뉴스가 나오면 조건반사적으로 매도세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 하락한 98.59를 기록 중이다.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19%를 나타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수준인 3.5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자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금값은 강세다.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44% 상승한 온스당 4610.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벤 램 거시경제 전략가는 "달러에 내재된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지난해의 '셀 아메리카' 분위기를 되살릴 경우 향후 몇 주간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번 주 발표될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백악관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인 새 Fed 의장을 지명할 경우 위험 프리미엄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주요 경제 지표 발표도 주시하고 있다. 13일에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4일에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아울러 금융주를 시작으로 어닝 시즌이 본격 개막한다. 이번 주에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이 분기 실적 발표할 예정이다.

종목별로는 시티그룹과 JP모건, BoA, 캐피털원 등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금리를 1년간 10%로 제한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신용카드 매출 비중이 높은 은행과 금융 서비스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