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울산의 한 사립학교에서 간부급 교사가 기간제 교사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여성연대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2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사립학교 50대 부장교사가 기간제 교사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그러나 학교는 용기를 내 학교와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대신 침묵을 강요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교 관리자들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기는커녕 '소문내지 마라', '여자 중에 이런 일 안 당하고 사는 사람 없다'며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가해 교사는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라고 덧붙였다.
12일 울산시교육청에서 울산여성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한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성폭력 사건은 지난해 9월 술자리를 겸한 식사 이후 발생했다. 가해 교사는 사건 발생 한 달여가 지난 지난해 11월 1일 직위 해제됐다. 이후 또 다른 기간제 교사가 이보다 앞선 시기에 같은 교사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며 추가로 신고했다. 경찰은 두 사건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가해 교사를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건은 학교가 이사장의 권력 아래 술자리를 자주 강요하는 폭력적인 조직문화를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사립학교의 삐뚤어지고 권위적인 운영 구조가 만들어낸 '구조적 재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법인은 성폭력 가해 교사를 즉각 파면하고, 잘못된 조직문화를 전면 개혁하라"며 "시교육청도 특별 감사와 학생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 교내 성폭력 피해 실태를 낱낱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A 사립학교 관계자는 "국가 통신망 마비로 수사 개시 통보서를 늦게 받아 직위해제가 늦어졌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교육청과 긴밀히 협조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가해 교사는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9일부터 최근 3년간 해당 학교에서 근무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학교법인의 징계 의결 내용이 부적절하거나 지나치게 가볍다고 판단될 경우 재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