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김영옥 누나,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 수고 많이 하세요."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본회의 도중 이 같은 한국어 인사말이 울려 퍼졌다. 이날 의사진행을 맡은 공화당 소속 블레이크 무어 하원의원(유타주)은 발언을 마친 같은 당의 한국계 영 김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에게 한국어로 "누나"라고 불렀다. 김 의원은 1962년생, 무어 의원은 1980년생으로 한국식 나이 문화에 기반한 정확한 호칭 사용이었다. 미국 의원이 본회의 도중 동료 의원을 '누나'라고 부르는 전례 없는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공화당 블레이크 무어 하원의원. 무어 의원 X(엑스)
무어 의원은 미 의회에서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 중 한 명이다. 대학 재학 시절 서울에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선교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다고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도 명시하고 있다. 그는 "누나"라고 부른 김 의원을 비롯해 한국계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무어 의원의 친분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6일 별세한 공화당 7선 더그 라말파 연방 하원의원을 추모하며 "더그는 내 한국 이름 '김영옥'으로 나를 불러준 유일한 연방 하원의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그 작지만 사려 깊은 행동은 내게 세상 전부와도 같은 의미였고 더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줬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무어 의원은 김 의원의 한국 이름인 '김영옥'을 다시 한번 부르며, 고인이 된 라말파 의원을 향해 "더그, 보고 있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의원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미 의회 건물에서 열린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주최 '미주 한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3선 연방 하원의원인 김 의원은 인천 출신으로, 2020년 하원에 입성했다. 이후 한미 외교 현안 등을 다루는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시종 역설해왔고, 모국과 한반도 관련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