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랫택’은 EDC(Everyday Carry·몸에 지니는 생존용품) 장비 리뷰 콘텐츠로 구독자 수 2만8500명을 확보한 유튜브 채널이다. EDC는 매일 휴대하는 소지품으로 EDC 문화는 멀티툴이나 손전등, 나이프 등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비상시 생존에 도움 되는 도구를 수집하는 취미 분야다.
채널을 운영하는 김재현 랫택 대표는 스무살부터 약 15년간 EDC 취미를 이어 온 베테랑 수집가다. 성인이 된 후로 미성년자가 구매할 수 없었던 생존용 나이프, 멀티툴 등 EDC 상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손을 거쳐 간 물건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유명 EDC 카페 매니저로 활동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다양한 상품을 리뷰하는 영상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김재현 랫택 대표. 카페24 제공
랫택 채널은 지진, 화재와 같은 재난 상황이 있을 때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일 때 시청자 수가 많이 늘어난다”며 “위생용품, 공구, 장갑 등을 담은 생존 파우치를 꾸리는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면서 단일 콘텐츠 조회 수 35만회 이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핵심 경쟁력은 ‘실사용 리뷰’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김 대표는 실제 작업 현장과 생활 속에서 다양한 장비를 직접 활용하고 느낀 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 어두운 현장에서 손전등으로 시야를 확보하고, 멀티툴의 드라이버와 플라이어로 작업을 보조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손수 사용해본 뒤 좋다고 느끼는 제품만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랫택 대표가 삼단봉 테스트 콘텐츠 촬영을 위해 보호장구를 착용한 모습. 카페24 제공
지난해 7월부터는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기능을 활용해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EDC 용품 매장을 방문해 ‘5만원으로 키체인 EDC 꾸리기’ 콘텐츠를 촬영한 뒤 같은 제품을 찾아온 손님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이에 유튜브 채널 내 ‘스토어’ 탭과 각 콘텐츠를 통해 멀티툴, 미니 나이프 등 EDC 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채널과 콘텐츠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 규모는 월 800~1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자체 브랜드 ‘딥캐리(Deep Carry)’를 공개하고 첫 제품인 ‘키체인 멀티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소재 선택, 실사용 테스트, 판매까지 김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김 대표는 시중 제품 대비 좋은 등급의 티타늄 소재를 활용하고 키체인에 포함된 병따개, 드라이버 등의 수치를 정밀 조정하면서 활용성을 높였다. 또 ‘상어 모양’ 디자인을 채택해 자칫 투박해 보일 수 있는 공구 키체인의 단점을 최소화했다. 이 덕에 출시 일주일 만에 상품을 전량 매진시키는 데 성공했다.
랫택의 목표는 EDC를 대중적인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를 통해 정확한 안전 수칙과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덕에 평소에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장비가 위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많아졌고, 단순한 장비 수집 취미를 넘어 ‘일상 속 대비’라는 관점에서 EDC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장비 중 나이프나 공구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EDC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며 “하지만 대표적으로 나이프는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도구 중 하나로 택배 박스를 자르거나, 패키지를 제거하거나, 캠핑장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조난 상황에서 나무를 깎아 불을 지필 때도 활용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랫택은 EDC 문화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EDC 하면 랫택, 입문자는 누구나 편하게 여기로 오면 된다는 대명사 같은 채널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시중 제품을 쓰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 EDC 마니아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