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표현 '리즈 시절', BBC가 주목한 까닭

전성기 뜻하는 일상어로 사용

"'리즈 시절'(Leeds days)'은 한 축구스타의 이적이 만든 한국어 표현입니다." 영국 방송 BBC가 1일(현지시간) '축구 스타의 이적이 어떻게 한국어 표현을 만들어냈나'라는 제목으로 '리즈 시절'이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BBC는 '리즈 시절'이라는 유행어가 탄생한 사연과 해당 단어가 한국 내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앨런 스미스(오른쪽)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리즈 시절'은 2004년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리즈 유나이티드 간판 공격수 앨런 스미스가 라이벌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이전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한국 팬들은 스미스가 리즈에서 보여줬던 활약과 이적 후 달라진 모습을 대비해 가장 빛났던 시기를 가리켜 '리즈 시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당시는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하면서 국내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던 때다. 박지성의 입단과 맞물려 '리즈 시절'이라는 표현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지나간 좋은 시절'을 뜻하는 하나의 일상적인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BBC는 "스미스가 자신의 이적이 수천 ㎞ 떨어진 한국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언어적 현상을 촉발하게 될 줄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나간 좋은 시절'이라는 뜻을 담은 '리즈 시절'을 상호로 활용한 카페나 음식점도 있었다. 최근에는 '시절'을 생략하고 '리즈'만 사용하며, 전성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굳어진 분위기다.

BBC는 "'리즈 시절'이라는 말은 이제 약 5200만명의 한국 국민들에게는 일상적인 표현이 됐다"면서 "정작 그들 중 상당수는 리즈라는 도시나, 그 선수를 들어본 적조차 없는 듯하지만 말이다"라고 전했다.

리즈대학교 한국어 강사인 쉬치어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리즈 시절'이라는 말은 진화해 개인의 젊은 시절 또는 슈퍼스타, 가수의 인기나 부의 정점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시절'(days)을 생략하고 단순히 '리즈'(Leeds)라고만 쓰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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