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원기자
한울반도체가 연말을 앞두고 시장이 가장 꺼려하던 '자금 변수'를 제거했다. 전환사채(CB) 발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결과 공시로 종결시키며 재무 일정의 정상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한울반도체는 지난 30일 제3회·제4회차 전환사채 발행결과 공시를 통해 총 120억원 규모의 자금이 계획대로 전액 납입 완료됐다고 밝혔다. 발행 조건 변경, 감액, 납입 지연 없이 이사회 결의 당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이번 공시는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점에서 이번 공시의 핵심은 금액보다 타이밍과 확정성이다.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발행결과 공시가 나왔다는 것은 해당 자금이 이미 회사 계좌에 반영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CB 관련 리스크는 발행 결정 이후 실제 납입까지의 공백 구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울반도체는 이 구간 자체를 사실상 제거한 셈이다.
특히 이번 재무 안정화 과정에서 주식 수 변동이 동반되지 않았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발행 시점 기준으로 신주 발행이나 상장 일정이 없어 단기적인 주식 희석 가능성을 차단한 구조다.
최근 전환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자금 조달 성공 여부보다 전환 시점과 주식 수 증가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울반도체의 이번 CB 발행 결과 공시는 불필요한 주가 변동 요인을 사전에 관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주식 희석 우려를 배제함으로써 시장이 부담으로 인식해 온 변수 하나를 제거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시를 한울반도체의 재무 국면 전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자금 조달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향후 시장의 관심은 조달 자금의 활용 방향과 실제 사업 성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재무 스토리의 초점이 '확보 가능성'에서 '집행과 성과'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한울반도체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재무 리스크를 공시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이번 CB 발행결과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시장이 싫어하는 변수 하나를 제거한 기업은 그만큼 다음 행보를 평가받을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