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특혜 의혹’ 유승민 딸 논문 조사 착수

쪼개기 게재·자기 표절 의혹

고려대학교가 인천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31)씨의 논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9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유씨의 박사학위 논문 등 연구 부정 의혹을 조사하기로 의결했다. 조만간 외부인이 50% 이상 참여하는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2017년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서울 건국대학교 앞 네거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딸 유담씨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교육부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유씨의 연구 부정 신고를 접수하고 고려대로 이송했다. 고려대는 '구체적 근거가 없다'며 보강을 요구했으나 신고자가 추가 자료를 제출하면서 실제 조사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유씨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5월 인천대 교수 임용 지원 당시 연구실적으로 논문 10편을 제출했다. 논문 10편에는 유씨가 고려대에서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도 포함됐다.

유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간 7편의 논문을 발표한 후 올해 2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를 두고 연구 주제와 자료, 분석 틀이 유사해 하나의 연구를 과도하게 나눠 논문을 게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2019년 석사 논문과 2020 KCI 학술지 논문 간 유사도가 29%에 달해 자기표절 의혹도 일었다.

유씨의 교수 임용 과정은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는데, 진 의원 등은 짧은 경력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른 임용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인천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 제출했던 복수의 논문이 사실상 같은 내용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쪼개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진 의원은 인천대 국정감사에서 "31살의 유담 교수가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가 된 것에 이의 제기가 많다"며 "(유 교수는) 논문의 질적 심사에서 18.6점으로 16위 정도의 하위권인데 학력, 경력, 논문 양적 심사에서 만점을 받아 1차 심사를 전체 2위로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천대 측은 국감 당시 해당 의혹에 대해 "내부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가 진행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유씨는 2025학년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해 현재 무역학부에서 국제마케팅, 국제경영론 등을 강의 중이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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