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미국 보잉의 자회사인 위스크 에어로(Wisk Aero)가 개발 중인 6세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가 첫 시험 비행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과학 전문 매체 뉴아틀라스가 27일 전했다. 자율 항공기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항공기는 지난 16일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태평양 표준시) 캘리포니아주 홀리스터에 위치한 위스크 비행 시험 시설에서 이륙했다.
보잉 자회사 위스크에어로의 6세대 eVTOL이 첫 번째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출처=위스크 에어로)
eVTOL과 에어택시 시범 비행은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완전 자율 비행이 가능한 eVTOL이 실제로 하늘을 날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기체는 FAA(미 연방항공청) 형식 인증을 신청한 6세대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시험 비행과 차별화된다.
위스크는 10년 이상 eVTOL 개발에 매진해왔다. 앞서 선보인 5세대 모델들은 개념 증명 단계에서부터 FAA 인증용 사전 생산 시제품까지 점진적으로 개발돼 왔다.
위스크의 eVTOL은 경쟁사인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에비에이션 등과 달리 완전 자율 비행을 중심으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기존 에어택시가 조종 장치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위스크의 기체는 조이스틱과 페달을 모두 제거하고, 지상에서 최대 3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다중 차량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안전성, 확장성,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험 비행은 프로그램이 설계 및 모형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비행 시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위스크의 최종 목표는 상업 운항이며, 미국 내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등을 운항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6세대 eVTOL은 최고 시속 222km, 최대 고도 1220m에서 비행할 수 있으며, 승객 4명과 수하물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수직 비행에서 수평 비행으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초이며, 15m 길이의 날개와 새로 설계된 크로스 테일 꼬리 날개는 안정성과 승객 시야 확보,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설계됐다.
항공기의 비행 제어는 완전히 자율적이지만, 스스로 학습하는 AI 시스템은 아니다. 대신 논리 기반의 절차적 알고리즘과 다양한 감지·충돌 회피 센서, 항법 시스템이 결합해 상용 항공기 수준의 안전성을 목표로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