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반도체 쇼핑으로 산타랠리 견인

외국인, 이달 코스피서 4조원 이상 순매수
지난달 14조원 순매도 이후 '사자' 전환
기관도 이달 5조원 넘게 사들여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반도체에 집중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를 지속하며 연말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는 모습이다. 한달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경우 환율이 안정될 경우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나흘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다. 나흘간 4조3678억원을 사들였다. 이달 전체로는 4조2984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나흘간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닷새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닷새 동안 3조4038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730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달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외국인은 한 달 만에 '사자'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4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올들어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기관은 이달 5조469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이달 약 9조8000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이를 받아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코스피는 5.17% 상승했다. 지난달 말 4000선이 무너졌으나 이달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4100선에 안착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반도체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SK하이닉스를 2조1040억원 사들이며 가장 많이 담았고 다음으로 삼성전자를 1조8707억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 규모가 이달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 규모를 웃돌 정도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1조8821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고 다음으로 SK하이닉스를 1조3661억원 담았다.

이처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반도체에 집중된 것은 최근 마이크론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5.31% 오르며 11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훈풍, 업황 호조 전망, 정책 수혜 기대 등 겹호재에 삼성전자가 5% 넘게 급등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면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 규모는 약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순매수 규모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는 환율 안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당국 고강도 구두 개입,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재개 소식 등에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9.5원 내린 1440.3원에 마감했다. 장중 1430원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방 압력이 높았던 환율 레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될 경우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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