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국립난대수목원 조성을 위한 총사업비가 확정됐다. 난대수목원 조성은 2030년 마무리를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산림청은 난대수목원을 조성하는 데 쓰일 총사업비가 1815억원으로 확정됐다고 24일 밝혔다.
확정된 예산은 2020년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총사업비(1473억원)보다 342억원(23%) 증액된 규모다. 증액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난·아열대권역 수목원의 중요성과 국산 목구조 반영 그리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물가 상승분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
전체 공사 기간은 5년(2026~2030년)이며, 내년 상반기 실시설계 발주를 시작으로 일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난대수목원이 2030년 완도에 조성될 예정이다. 난대수목원 조감도.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그간 전남도가 운영해 온 도립 완도수목원(1991년 개원)을 새로 단장하는 것으로 난대수목원을 재조성할 계획이다.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 국내 아열대 면적은 국토 전체 면적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도 한반도의 난대·아열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시사한다.
난대수목원은 한반도의 난대·아열대화가 가까워지는 상황임을 고려해 선제적 난대·아열대숲 마련과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성된다. 국토의 미래 기후조건에 맞는 수종을 개발, 나무가 생장하는 기간을 반영해 선제적 숲 가꾸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완도는 연평균 기온 14.33도, 강수량 1510㎜의 전형적 난대기후를 보인다. 또 제주 난류와 서한 연안류의 영향으로 습도가 높아 난대림이 생육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산림청은 한반도의 난대림 총면적 9852㏊ 중 3446㏊(35%)가 완도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한다. 완도에 난대수목원을 조성하는 이유도 다름 아니다.
이 같은 여건을 활용하기 위해 완도에 난대식물원을 조성, 난대·아열대 권역의 산림유전자원 연구와 온난화에 대비한 유망 수종을 개발하는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 산림청의 복안이다.
난대수종은 상록활엽수가 많아 탄소흡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완도에서 가장 많이 서식·분포하는 붉가시나무는 조림지 1㏊당 이산화탄소 7.89t을 흡수할 수 있어 탄소흡수 및 저장능력이 다른 수종보다 월등하다.
붉가시나무가 군락을 이뤄 숲을 빼곡이 메우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붉가시나무를 포함해 완도에서 생장하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수종을 발굴, 산림자원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수종개량에 나서는 동시에 난대림 조성을 통한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밑그림도 그린다.
무엇보다 난대수목원이 연구기관으로 기능하는 것 외에도 사계절 온난한 기후를 반영한 자연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자연생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난대수목원에는 난대 주제원, 전시 온실, 트리탑데크로드, 레이크가든센터, 전망대, 모노레일 등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박영환 산림청 수목원조성사업단장은 "난대수목원이 조성되면 향후 기후위기 대응의 최남단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며 "산림청은 난대수목원이 연구기관 기능에 더해 국립수목원 고유의 기능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치유·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