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아마존이 협력업체 직원으로 위장 취업한 북한 노동자의 자사 시스템 접속 사실을 '키보드 데이터 입력 전달 시간 0.11초'란 짧은 순간을 통해 발견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한 협력업체 직원이 대리인을 내세워 위장 취업한 북한 노동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마존이 수상함을 감지한 것은 이 직원의 키보드 입력 데이터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10㎳(밀리초)나 걸린다는 점이었다. 초 단위로 환산하면 0.11초밖에 안 걸리는 찰나의 시간이지만, 미국 내에서 작업하는 경우에는 수십㎳에 불과해야 한다는 게 스티븐 슈밋 아마존 최고보안책임자(CSO)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미세한 데이터 지연은 이 직원이 미국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내부 조사에 착수한 아마존은 해당 직원이 시스템에 접속하는 데 사용한 기기가 원격 제어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위치를 추적한 결과 발신지는 중국이었다.
아마존 시스템에 침투하려 했던 북한 노동자는 중요 정보에 접근하지 못한 채 며칠 만에 차단됐다.
북한은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해외 취업을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위장 취업한 이후 미국 내에 있는 컴퓨터를 원격제어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