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올해 3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수출 호조와 메모리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결과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외부감사대상 법인 기업(외감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2.1%로 전 분기(-0.7%)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한은은 외감기업 2만6067개 가운데 4233개 기업을 표본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추계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상승했다. 제조업 매출은 2분기 -1.7%에서 3분기 2.9%로 플러스 전환했다. 기계·전기전자 상승률이 전 분기 2.2%에서 3분기 8.9%로 뛰며 제조업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문상윤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장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낸 영향"이라며 "메모리가격 상승 역시 기계·전기전자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비제조업 매출은 도소매와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3분기 1.2% 상승, 전 분기(0.3%) 대비 오름폭을 키웠다. 도소매(2.0%→4.0%)는 일부 대형 전자상거래 유통업체와 수입 전기자동차 등의 판매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정보통신업(3.8%→8.8%)은 디지털플랫폼 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규모별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상승했다. 대기업은 2분기 -0.6%에서 3분기 2.6%로, 중소기업은 -1.3%에서 0.0%로 올랐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이를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5.8%)보다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6.1%에서 7.1%로 뛰었다. 메모리가격 상승 등에 기인한 매출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줄면서 기계·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5.4%에서 5.0%로 하락했다. 국제에너지 가격 안정에 따른 매출원가(전력도매가격) 하락에 전기가스업(1.3%→8.7%) 등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수업(13.1%→6.6%)이 해상운임 하락, 추석 성수기 이연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매출액영업이익률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규모별로는 대기업(6.0%→6.6%)이 상승했으나 중소기업(4.8%→4.0%)은 하락했다.
한편 안정성 지표의 경우 부채비율은 3분기 88.8%로 전 분기(89.8%)보다 줄었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6.2%로 2분기(26.6%) 대비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