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허민 국가유산청장 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이 K헤리티지 산업 규모를 2030년까지 누적 100조원으로 키운다. 인공지능(AI)과 실감기술을 활용해 게임·영화·관광 등 연관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K헤리티지 산업 시장 규모는 콘텐츠·관광 등 분야에서 9조원 수준이다. 국가유산청은 연평균 7.5% 성장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 디지털 헤리티지 빅데이터를 구축해 지식재산(IP)을 확보하고, 3차원(3D) 원천자원을 제작해 게임·영화·드라마 등 연관 산업을 지원한다.
4대궁과 종묘를 대상으로 다국어 맞춤형 AI 해설 서비스도 개발한다. 올해 궁능 외국인 관람객이 4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외국인 접근성을 높여 관광수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유산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한다. AI·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국가유산 손상 진단 복원 기술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피해회복 기술을 연구한다. 연구 성과물의 기술이전과 상용화를 추진해 기술수출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국내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글로벌 확산에도 나선다. 내년 7월 19~29일 부산 벡스코에선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약 200개 국가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자리에서 세계유산 등 한국 유산을 홍보하고, 세계유산 분야 평화와 협력 의지를 담은 국제선언문 채택을 추진한다.
궁중문화축전의 세계화도 추진한다. 해외 현지 옥외광고 확대, 글로벌 관광플랫폼을 활용한 예매 서비스 제공 등으로 외국인 접근성을 높인다. 경복궁에 국가유산 문화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체험판매장(플래그십 스토어)도 2026~2027년 조성한다.
국내에서는 제작·형성된 지 50년 미만인 '우리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한다. 독립운동가 생가, 일제강제동원 관련 유산, 근현대 건축·산업유산(철도·조선소·탄광), 대중문화유산(영화·대중가요·드라마 초기자료), 디지털·정보화 유산(PC통신·한글 워드) 등이 중점 분야다.
국민 체감도가 높은 규제개혁도 실시한다. 특히 고택·민속마을 거주 주민들의 생활기본시설(주방·냉난방) 정비 시 '국가유산수리법' 적용을 완화한다. 대규모 국책개발사업 발굴현장에서 나타나는 쟁점을 신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운영 또한 확대한다.
기후변화 대응 역시 강화한다. 지난 3월 영남지역 산불로 다수 국가유산이 피해를 입은 만큼, 산불 자동소화설비 설치와 방염포 비축을 추진한다. 또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해 재난안전 관리체계 기반을 구축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026년은 새 정부 국가유산 정책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할 시기"라며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이 미래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