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는 비가역적…빅테크 투자 지속된다'

NH투자證, 'AI 논란에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
미중 AI 패권 전쟁…피지컬 AI 수요 주목

따옴표"인공지능(AI) 기술은 비가역적이며, 피지컬 AI 수요는 필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AI 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AI 투자 흐름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되고 있어 중단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AI 논란에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 재설계를 동반하는 필수 인프라 성격"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AI가 기업에 도입되면 핵심 업무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IT·운영 인력 구조까지 AI 기반으로 재편되는데, 이 상태에서 원래대로 돌리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요구한다"며 "AI 투자는 한번 시작되면 후퇴가 어려운 비가역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이미 AI를 두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AI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자본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나 연구원은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도 AI 설비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같은 적격 자산을 첫해에 대거 비용 처리할 수 있게 해 초기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며 "AI 투자가 국가 전략 투자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OBBB 법안이 유효한 구간에서는 AI 설비투자(CAPEX)를 뒤로 미루기보다 앞당겨 집행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생성형 AI 등에 대한 투자가 일정 시차 이후에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 연구원은 "생성형 AI 도입의 효과는 J커브 구조를 보인다"며 "AI 자본 구축과 조직 재설계가 필요한 초기 단계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임계점을 넘는 순간 생산성 기여도는 빠르게 상승하며, 결국 경제의 잠재 성장 경로는 이전보다 높은 레벨에 고정된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피지컬 AI 수요 증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높은 노동 비용을 상쇄하고 리쇼어링을 지속하기 위해 생산 공정을 직접 자동화할 수 있는 피지컬 AI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며, 중국도 노동 비용 상승 압력에 대응해 제조업 전반에서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로봇 핵심 부품과 제조 자동화 역량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액추에이터, 모터, 제어기 등 로봇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 기술이 축적돼 있으며,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가 글로벌 빅테크와 중국 유니트리에 채택돼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단적인 사례다. 나 연구원은 "글로벌 피지컬 AI 투자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현장형 로봇과 핵심 부품 산업은 함께 성장한다"며 "한국은 두 요소를 동시에 보유한 국가이며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증권자본시장부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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