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분사)해 설립한 에임드바이오는 상장한 지 9거래일 만에 시가총액이 6배 이상 불어났다. 꾸준하게 '불타기(주가 상승 시 추가 매수)' 중인 개인투자자는 평가수익률 30%를 기록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에임드바이오 시가총액은 16일 종가기준 4조6449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1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57억원에서 558% 증가했다.
상장한 이후 개인은 누적 순매수 1230억원을 기록했다. 주당 평균 매수가는 5만4700원으로 16일 종가 7만2400원 기준 수익률은 32%에 달한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해 설립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ADC는 항체를 통해 항암제를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존 화학 항암제 대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차세대 항암제 기술이다.
다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신약개발 전략에 반영하는 차별성이 강점이다. 연구 초기 단계부터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을 활용한 중개연구 역량을 토대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함으로써 임상 성공 가능성이 낮은 후보를 배제해 효율성을 높였다.
2023년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바이오헤이븐과 'AMB302' 관련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0월에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 이전에 총 3조원 이상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달성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DC는 항체를 내비게이션처럼 활용해 약물이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도달하도록 하는 항암제 차세대 모달리티"라며 "전 세계 ADC 시장 규모는 2025년 173억달러에서 2032년 604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1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2414개 가운데 80%가 넘는 1935개 기관이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3개월 이상 장기간 보유를 약속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737 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15조3552억원에 달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 4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0% 오른 4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시가총액이 커지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8만200원을 기록하며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술 이전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며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나 차입금이 없는 양호한 재무 상태를 바탕으로 추가 기술 이전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공개 파이프라인의 긍정적 임상 결과 도출 시 플랫폼의 기술력 검증까지 이뤄져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