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5 실손보험금 8.5조…도수치료 등 정형외과 1위

정형외과 22.3% 차지…29개 과 중 1위
이비인후과, 작년 동기 대비 20.9% 늘어
"비급여 진료비 가격 관리 및 규제 방안 마련해야"

올해 5대 대형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8조 5000억 원에 육박하며 작년보다 13.1% 급증한 가운데,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가 집중된 정형외과가 보험금 지출의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펙셀스

15일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정형외과는 29개 진료과 중 가장 많은 1조 8906억 원(전체의 22.3%)을 기록했다. 특히 지급액 중 비급여 비율이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70.4%에 달한다. 비급여 비율이 높은 것은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손보험금 지급액 상위권에는 내과·외과·산부인과 등 필수진료 외에도 비급여 비율이 높은 과들이 다수 포함됐다. 7위에 오른 가정의학과(4002억원·4.7%)가 대표적이다.

도수치료와 비급여 주사 치료 등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비급여 비율(71.0%)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마취통증의학과(2732억원·3.2%)와 재활의학과(2억619억원·3.1%)도 비급여 비율이 68.8%, 66.3%로 높은 편이었다.

이비인후과(2508억원)는 작년 동기 대비 20.9% 늘었다. 독감·감기 등 치료를 위해 비급여 주사제 등이 많이 쓰인 것으로 해석된다.

비뇨의학과(2089억원)의 경우 작년보다 37.6% 급증했다. 이는 전립선 결찰술과 같은 고가의 신의료기술 이용으로 보험금 청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비급여 물리치료나 주사제 등을 과잉 이용하는 것은 실손보험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 지급보험금 12조9000억원 중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가 2조2903억원, 비급여 주사제는 6525억원이었다. 전체 지급보험금의 23% 수준이다.

한방병원 실손보험금 지급액도 358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한방첩약 등 한방 의료 항목의 급여화와 한방 협진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손보험금 청구가 늘면서 올해 3분기 기준 1∼4세대 손보사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20.7%다. 작년 말보다 3.7%포인트(P)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손해율 10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금융당국은 손해율 악화가 이어지자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을 중증·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장을 차등화하고, 비중증 비급여의 경우 자기 부담률을 50%까지 높이는 내용의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앞두고 있다. 또, 비급여 과잉 진료 논란이 지속되자 최근 도수치료 등 3개 의료행위를 관리급여로 지정하기로 했다.

관리급여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사회적 편익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적정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할 때, 해당 의료 행위를 '예비적' 건강보험 항목으로 지정하여 요양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이에 더해 비급여 진료비 가격 관리와 규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비급여 항목에도 복지부가 고시한 표준명칭·코드 사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소비자에게 비급여 관련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슈&트렌드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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