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이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은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은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ODEX 은선물(H) ETF는 올해 들어 96.6%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이 2011년 7월 출시한 KODEX 은선물(H) ETF 순자산(AUM)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KODEX 은선물(H)은 은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ETF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안전자산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중장기 산업 수요 기반의 자산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의 '사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1360억원에 달한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최근 은 가격 상승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 수요 기반의 구조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9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60.84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초 온스당 30달러 아래서 거래되던 은 가격이 올해 들어 100% 이상 오른 이유는 산업용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동시에 산업재라는 점에서 은 가격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은 가격 예상 범위를 온스당 45~70달러로 기존 전망치 40~60달러 대비 상향 조정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달러지수 약세 전망이 유지되는 한 투자매력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은 가격의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며 "최대 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재고가 감소하는 가운데 5년 연속으로 은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은 가격 상승에 투자할 수단이 많지는 않다.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ETF 투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90%, 산업용 수요가 높은 은에 10% 비중으로 투자할 수 있는 TIGER 금은선물(H) ETF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은 시장은 구조적 공급적자와 산업·투자 수요의 동반 확대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Fed의 통화정책 완화가 나타날 경우 투자수요 유입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핵심광물 지정과 중국의 낮은 재고 상황은 지역별 수급 경색을 심화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