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1시간 6만원에 빌려 드려요' 인기인 나라…뭐 시키나 봤더니

성비 불균형 겪는 '라트비아'
배관·목공·수리 등 각종 집안일 주문

라트비아 여성들 사이에서 배관, 목공, 수리 등 각종 집안일을 도와주는 '남편 1시간 대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북유럽 국가 중 하나로 '하얼빈' 등 한국 영화의 촬영 장소이기도 한 이 나라는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겪고 있다.

챗GPT 생성이미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라트비아에서는 남성이 부족해 각종 집안일을 대신해 줄 남성을 시간제로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라트비아는 여성이 남성보다 15.5% 많은데, 이는 유럽연합(EU)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30세 미만에서는 남성이 다소 많지만, 30~40대에 접어들면 성별 불균형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65세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두 배에 달하며, 남녀 평균 수명 격차는 11년으로 EU 국가 중 가장 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라트비아 남성의 건강 문제와 생활 습관이 성별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라트비아 남성의 흡연율은 31%로 여성의 약 3배이며, 과체중·비만 비율도 남성이 62%로 여성(57%)보다 높다.

수리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마초 문화'와 우울증도 불균형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컴퓨터 기술자 아그리스 릭스츠씨는 "마초 문화가 위험한 행동을 조장하며, 술을 많이 마셔야 더 남자답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라트비아 여성은 매체에 "직장 동료의 98%가 여자"라며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호감을 느끼거나 대화를 나눌 남자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내 친구들의 대부분은 외국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라트비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전화로 손쉽게 '남편 1시간 서비스'를 예약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예약하면 남성이 1시간 내로 방문해 배관, 목공, 수리, TV 설치 등 각종 집안일을 도와준다. 독신 여성들에게 실용적인 해결책으로 떠오른 셈이다.

망치질 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관련 업체는 한 달간 예약이 가득 찰 정도다. DIY 작업, 페인팅, 장식, 타일 시공, 카펫 설치 등 다양한 집안일을 직접 수행하며 '렌트 마이 핸디 허즈번드(Rent My Handy Husband)'를 운영하는 제임스씨는 "시간당 44달러(약 6만원), 종일 약 280달러(약 41만원)를 받는데 지난달의 경우 예약은 이미 가득 차 일부 예약은 거절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라트비아는 독일·스웨덴 등 주변 강국들의 지배를 받다 1918년 독립한 후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소비에트연방에 편입됐다가 1991년 재독립하기까지 많은 고초를 겪었다. 국민 대부분이 소비에트 시절 가족을 잃거나 시베리아로 유배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