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장기적 국내 시장 경쟁력 제고가 환율의 근본 해결책'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 소비자물가동향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 조용준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최근 고환율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드는 게 근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고환율 대응을 위해 정책수단을 동원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기업이나 국가 경쟁력을 제고해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 달러가 더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여 외환이 철철 넘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상수지가 900억달러 가까이 흑자가 나고 있지만 해외 투자 등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구조적 외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 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하는 일은 없겠냐는 질문에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에 정부가 개입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재부가 국민연금 등과 구성한 4자 협의체와 관련해 "연금 수입이 늘어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는 해외투자로 (달러) 수요가 생기는데, 연금을 지급해줘야 하는 시점에는 달러를 가져와야 하기에 원화 절상으로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걸 감안해 '뉴프레임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지, 자산운용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절대로 없다"고 답했다.

법인세율 인상이 글로벌 흐름에 역행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법인세 인상이 아니라 2022년 수준으로 (전 정부에서 내린 것을) 정상화하는 차원"이라며 "법인세를 깎아줘 자동적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더 늘린다면 (글로벌 흐름에 역행한다는) 그 논리가 맞는데, 기업들은 투자 수익이 나지 않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첨단전략분야 투자에는 대기업이라도 굉장히 많이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며 "세금을 거둬들여 그런 쪽에는 더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쪽으로 법인세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 예산안에서 인공지능(AI)·정책펀드 예산이 삭감된 것과 관련해서는 "과도하게 증액된 부분을 조정한 것"이라면서 "AI관련 투자가 내년 10조3000억원으로 올해 3조3000억원에서 여전히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안 증가폭 8%를 확장재정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국가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AI 혁신 등 그레이트 코리아를 건설하기 위해 투자할 분야에 대한 예산을 늘리고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로 기존 저성과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했다"고 답했다. 내년 추경 편성 요인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막 예산안이 통과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내년 지방선거 요인이 예산 집행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항상 경제적 측면만 보고 정무적 측면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728조원을 연내 다 집행되도록 해 경제성장과 경제회복의 마중물,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에는 "1%대 후반의 성장률을 예측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으로는 2% 이상을 보고 있다"며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할 때 다시 한번 점검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우려엔 "할당관세로 인하한다든지 정부물량을 방출한다든지 해서 첫 번째 관심사로 관리하고 있다"며 "물가불안으로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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