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이서 날아오른 中企 AI드론, 화재 감지하며 실내서 자율비행

고성엔지니어링, DDE 협력 ‘AI 드론’ 첫 공개
32조 글로벌 방산 드론 시장 공략 시동

스마트체어에 앉아 있는 노약자가 집 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내부를 확인해줘"라고 말한다. 그러자 드론이 날아올라 실내 공간을 자율비행하며 탐색한다. 드론이 화재를 감지해 이 정보를 이동 로봇에 전달한다. 로봇은 팔로 소화기를 들어 불이 난 곳으로 가 화재를 진압한다. 스마트체어는 불이 다 꺼진 후 실내로 진입한다. 사람의 음성으로 여러 인공지능(AI) 기기가 움직여 문제를 해결하는 이 장면은 상상 속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 23일 국내 최대 전자·IT 전시회 '한국전자전'(KES 2025)에서 펼쳐진 실제 시연이다. 삼성·LG 등 대기업 바로 옆에 전시 부스를 마련한 로봇 전문 기업 고성엔지니어링이 주인공이다.

최창신 고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이날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자율 군집 AI는 국내에 공개된 적 없는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2004년 설립된 고성엔지니어링은 공장 자동화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온 중소기업이다. 2018년부터 로봇 사업을 시작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올 초부터는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AI 드론 기술을 확보해 왔다. 이번 전시는 군집 AI(Swarm AI)가 사람의 음성 명령을 받아 스스로 인지·판단·실행하는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KES 2025 현장에서 고성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드론이 실내 자율 비행을 하고 있다. 고성엔지니어링

고성엔지니어링은 국내 AI 스타트업 DDE와 협력해 이번 기술을 선보였다. 눈길을 끈 것은 작은 드론이 GPS 신호 없이 비전 카메라만으로 실내서 사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생성한 좌표로 자율비행한 것이다. 고성엔지니어링은 DDE로부터 GPS 신호가 차단된 환경에서도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AI 기술을 확보했다. GPS 전파 방해 환경을 극복한 이 기술이 실외 오프라인 환경에서 더 고도화된 기능을 보일 것으로 판단해서다. 최 대표는 "기술 성장 측면에서는 인-아웃 도어를 전부 아우르며 공간 제한이 없는 솔루션 기업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자동화 설비와 로봇 시스템 통합 분야에서 활약해 온 고성엔지니어링이 AI 드론 기술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드론 시스템이 글로벌 안보의 핵심이자 무기체계 중심으로 떠오르며 향후 방산 부문에 폭넓은 활용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앞서 자동화 사업과 로봇이 실내 자율화가 목표였다면, 드론은 실외까지 바라보는 더 넓은 영역의 자율화로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했다.

KES 2025 고성엔지니어링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시연을 보고 있다. 고성엔지니어링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3.74% 증가한 158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약 7.6% 성장해 2030년에는 228억1000만달러(한화 약 32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방산 분야의 중소기업·스타트업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날 룩셈부르크의 경제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AI 드론 산업 기술 모니터링을 위해 부스를 방문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최 대표는 "32조원 규모로 성장할 시장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으로 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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