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지역은행 부실 우려에 일제 하락…안전자산 선호에 국채가 급등

자이언스 뱅코프·웨스턴 얼라이언스 대출 부실 발생
지역은행 신용 리스크 우려에 투심 급랭
미·중 무역 갈등 우려도 지속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6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일부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떠올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매도세로 이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국채 가격은 상승했고,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1.07포인트(0.65%) 내린 4만5952.2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1.99포인트(0.63%) 미끄러진 6629.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7.542포인트(0.47%) 떨어진 2만2562.537에 거래를 마쳤다.

지역은행 부실 문제가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일부 대출의 부실화로 이를 손실 처리하기 위해 상당한 충당금을 적립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한 대출자가 사기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두 은행 주가는 각각 13.14%, 10.81% 급락했다. 최근 파산한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한 제프리스도 10.62%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2023년 SVB 사태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다. SVB 사태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자금을 주로 운용하던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 국채 가격 하락으로 인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붕괴하면서, 미국 내 지역은행 전반에 파산 우려를 키운 사건이다.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신용 관련 손실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시장이 (지역은행 발표를) 반기지 않는 만큼 대부분의 소형 금융주와 은행주가 오늘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최근 퍼스트브랜즈와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잇따라 파산하면서 시장에서는 신용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이와 관련해 "바퀴벌레 한 마리를 봤다면, 아마 그 근처에 더 있을 것"이라며 금융권 전반에 잠재된 신용 부실 위험을 경고했다.

미·중 무역 갈등 우려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강하게 비판하며, 식용유와 기타 교역 품목 관련 사업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15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에 맞선 동맹국과의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혔다.

또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내린 3.97%,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8bp 하락한 3.4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가 하락했다. JP모건은 2.34% 내렸고 골드만삭스는 1.31% 떨어졌다. 웰스파고 역시 2.85%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1.1%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은 각각 0.35%, 0.76% 하락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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