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가전제품은 비쌀수록 오래 가고 성능이 좋다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무선청소기 100종을 대상으로 배터리 지속 시간과 흡입력을 평가한 결과, 중간 가격대인 500달러(약 69만원) 선의 스틱형 청소기가 가장 안정적인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반드시 최고의 효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무선청소기 100개를 비교한 결과 500달러(약 69만원)대 스틱형 청소기가 가격에 비해 가장 안정적인 성능과 비교적 긴 사용시간을 나타냈다는 조사가 공개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픽사베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은 100종의 무선청소기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가격과 배터리 수명 간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었다.
스카일러 브라이텐슈타인 씨넷 연구소 엔지니어는 "이번 스틱형 청소기 테스트에서 가격과 사용 시간에 관해 가장 일관된 값은 200~550달러, 30~50분의 사용 시간이었다"며 "훨씬 더 좋거나 더 나쁜 성능을 보이는 결과도 있었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약 500달러의 스틱형 청소기가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좋고 가장 긴 사용 시간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대표 제품은 드리미 Z30으로, 500달러대 청소기인데도 사용 시간이 무려 110분에 달했다. 이는 시험 대상 중 최장 기록이다. 르보잇의 LVAC 300(약 75분), 샤크의 스트라토스(약 80분)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 제품들은 흡입력 시험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모래를 흡입하는 정도를 측정한 값을 보면 드리미 Z30은 81.8%를 기록했다. 샤크의 스트라토스와 르보잇의 LVAC-300은 각각 95%, 90%로 측정됐다.
다만 흡입력이 강할수록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예컨대 유레카 '리액트센스'는 96%의 흡입력을 자랑했지만 사용 시간은 33분에 불과했다. LG전자의 '코드제로'는 89.9%의 높은 흡입력을 기록했지만 가격이 1000달러에 달하는 데다 사용 시간이 10분 남짓으로 조사돼 아쉬움을 남겼다.
씨넷 연구소는 약 500달러 이하 제품 중 배터리 수명이 높은 무선청소기로 ▲드리미 Z30 ▲샤크 크트라토스 ▲르보잇 LVAC-300 ▲샤크 버텍스(63.6분)를 꼽았다. 약 500달러대 흡입력이 뛰어난 4종으로는 ▲유레카 리액티센스 ▲샤크 스트라토스 ▲샤크 파워디텍트 클린 앤 엠프티(91%) ▲르보잇 LVAC-300을 지목했다.이를 종합하면 샤크 스트라토스, 르보잇 LVAC-300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제품이다.
테일러 라일리 AMR US 커머셜 클리닝 공동창업자는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청소기의 성능은 가격만이 아니라 관리 습관에도 달려 있다"며 "먼지 통을 자주 비우고 필터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새 제품에 가까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반드시 최고의 효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씨넷은 "중간 가격대에서도 충분히 긴 배터리와 안정적인 흡입력을 갖춘 무선청소기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