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 사망 비하·조롱했다가 해고·징계…'분열·증오의 민낯'

美 사회, 커크 사망 두고 추모·비판 갈등격화
비하 발언자 잇단 징계…표현의 자유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우군이자 우익 활동가였던 찰리 커크가 암살당한 뒤 미국 사회가 격렬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비하하거나 조롱한 발언을 이유로 해고·징계 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표현의 자유'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연설중인 찰리 커크의 모습. 직후 그는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커크의 사망 직후 며칠 사이 교사, 공무원, 민간기업 직원, 방송 패널 등이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았다"며 "추가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보수 진영은 커크를 애도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커크 암살을 축하한 항공사 파일럿들을 비행에서 배제했다"며 "이들은 반드시 해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역시 11일 군인들이 커크의 죽음을 경시하거나 조롱하는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무관용' 방침을 밝혔다.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커크의 죽음을 축하한 사람들을 끝까지 찾아내 유명 인사로 만들어주겠다. 입을 열었던 것을 평생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경고했다.

조롱 발언 잇단 해고, 美 사회 갈등 격화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교에 마련된 찰리 커크 추모 공간. AP연합뉴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이미 최소 15명이 커크의 죽음과 관련한 온라인 발언 때문에 직장을 잃거나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MSNBC 정치평론가 매슈 다우드는 지난 10일 방송에서 "커크의 죽음은 자업자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곧바로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반대로 진보 진영 일부는 커크 추모자들을 비판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던 배우 크리스틴 체노웨스는 인스타그램에 커크의 죽음을 두고 "슬프다.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인정할 부분은 있었다"고 올렸다가 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AP통신은 "커크의 죽음을 둘러싸고 정치적 견해차에 대한 대중의 관용이 극단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며 "사람들이 SNS 등에서의 공개 발언으로 직장을 잃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해고는 매우 빠르게 이루어져 고용주의 권리와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번 사건이 '표현의 자유' 제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슈&트렌드팀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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