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마약조직 공격 위해 협력국에 타격 지원'

에콰도르에 안보 원조 제공…"마약갱단 퇴치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남미 지역 마약 밀매 갱단 해체를 위해 협력 국가에 군사적 화력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가브리엘라 소메르펠드 에콰도르 외교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협력국(파트너) 정부가 범죄 조직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며 "범죄 조직 분쇄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약 조직을 날려버리는 데 협력국 정부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그들(미국 우호국)이 공격을 직접 수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인 '트렌데아라과' 마약 운반선을 격침한 미군의 작전 방식에 따라 외국 정부에서도 치명적인 공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미 국무부는 에콰도르 정부의 마약 카르텔 퇴치 노력을 지원하고자 약 2000만달러 규모의 안보 원조 제공 방침을 밝혔다. 또 루비오 장관은 무인비행장치(드론) 구매비를 약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 조직에 맞서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스초네로스'와 '로스로보스' 등 에콰도르 기반 마약 밀매 카르텔 2곳을 '외국 테러 단체(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s·FTO)'로 지정해 불법 자금 흐름 차단을 비롯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남미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손꼽히던 에콰도르는 최근 수년 새 영향력 확장에 나선 마약 밀매 카르텔의 주요 활동지로 변했다. 해안 도심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등으로의 마약 운송로 확보를 위한 폭력 집단의 충돌이 잦아졌고, 정치인·검사·경찰관 등을 상대로 한 테러 역시 발생하는 상황이다. 특히 갱단원들이 세계적인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에서 바나나로 가득 찬 컨테이너에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국이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강경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테러리스트이자 미국 사법 체계로부터 도피 중인 인물"이라며 "미국은 작은 고속정만으로 마약 밀매업자를 추적하는 데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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