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 알랭 드롱 떠난 지 1년…자녀들은 800억 유산 전쟁 중

막내 아들, 유언장 무효 소송 제기
소송 마무리 후 상속세 납부도 문제

'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사망한 후 자녀들이 유산 분배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 AFP통신 등 외신은 알랭 들롱의 막내아들인 알랭 파비앵이 파리 법원에 부친이 2022년 11월 작성한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알랭 파비앵은 "부친이 이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충분한 판단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이 유언장의 존재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알게 됐다"며 이 같은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랭 들롱이 지난 1988년 4월 18일 살롱드프로방스에서 프랑스 공군 파트루이 드 프랑스 소속 알파제트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알랭 들롱은 지난해 8월 18일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같은 해 8월 24일 거행됐고, 그의 요청으로 부르르리 성당 지하 납골당에 안장됐다. 알랭 들롱의 유산은 약 5000만유로(한화 약 812억원)로 추정된다. 프랑스 도쉬의 저택, 파리의 아파트, 스위스 제네바의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알랭 들롱은 2015년 작성한 첫 유언장에서 재산의 50%를 딸인 아누슈카에게, 나머지 50%는 첫째 아들 앙토니와 막내 알랭 파비앵에게 25%씩 상속하도록 했다. 이후 2022년 11월에 서명된 두 번째 유언장에서는 모든 작품에 대한 저작인격권을 딸 아누슈카에게 부여했으며, 그의 이미지와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의 지분 51%도 아누슈카에게 넘겨줬다. 알랭 파비앵은 이 두 번째 유언장을 문제 삼고 있다. 알랭 들롱이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한 만큼 유언장 작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알랭 들롱과 자녀들. 왼쪽부터 파비앵, 아누슈카, 앙토니. AFP연합뉴스

특히, 파비앵은 해당 유언장이 2024년 사망 전까지 비밀에 부쳐졌다는 점까지 문제 삼으며 조작, 의료 정보 은폐, 세금 회피 기도 의혹 등을 수반하는 가족 갈등까지 번지고 있다. 소송이 마무리된 후 상속세 납부 등도 문제다. 프랑스의 상속세율은 180만유로(약 29억원) 초과분의 경우 최대 45%까지 부과된다. 현지 일부 언론은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자녀들이 도쉬 저택을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며 "이 저택은 연간 유지비만 약 20만유로(약 3억원)에 달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사망 전 알랭 들롱은 2022년 3월 안락사를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9년 뇌졸중 수술을 받은 이후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안락사가 가능한 스위스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프랑스 TV5몽드 인터뷰에서 "나는 안락사가 불법인 프랑스가 아니라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주저하지 않고 안락사를 택할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들롱이 실제로 안락사를 통해 생을 마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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