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관세 위법 판결·국채 금리 상승에 일제 하락…30년물 5% 눈앞

법원, IEEPA 근거 상호관세 위법 판결
美 정부, 관세 환급 가능성…재정 우려 증폭
9월 증시, 역사적 부진 징크스도 투심 위축
오는 5일 발표될 고용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9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재정 불안 우려가 확산됐고, 그 여파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증시에 부담을 줬다. 특히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5%에 육박했다. 여기에 9월이 전통적으로 부진한 시기란 점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를 짓눌렀고, 기술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9.07포인트(0.55%) 하락한 4만5295.8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4.72포인트(0.69%) 내린 6415.5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5.922포인트(0.82%) 미끄러진 2만1279.63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증시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7대 4 의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법 위반이라고 결정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증폭됐다. 대규모 감세 법안 통과로 이미 재정 적자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부담이 한층 가중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상호관세의 적법성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대법원이 내릴 전망이다.

국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정부가 수입업체에 관세를 환급할 경우 국채 발행이 늘어나 금리가 뛸 것이란 전망이 장·단기물 금리를 모두 끌어올렸다. 현재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bp(1bp=0.01%포인트) 뛴 4.96%로 5%에 육박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2bp 오른 4.27%, 2년물 금리는 2bp 상승한 3.64% 수준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개장 직후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 겸 최고투자전략가는 "관세 수입으로 연방 재정적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사라진다면 채권 자경단이 다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통화정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채를 매도해 징벌하는 채권 자경단이 움직이고 국채 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에 가깝다는 건 의심의 여지 없는 역풍"이라며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 시장에 (이 같은 국채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데다 9월이 전통적으로 부진한 달이란 계절적 요인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S&P500지수는 9월 평균적으로 지난 5년간 4.2%, 지난 10년간 2% 넘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잇달아 발표 예정인 고용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핵심은 오는 5일 미 노동부가 공개하는 8월 고용보고서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7만5000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7월(7만3000건)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지만 넉 달 연속 10만명을 밑돌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0년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7월 4.2%에서 8월 4.3%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노동부의 올해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4일에는 8월 ADP 민간 고용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진단을 담은 베이지북은 3일 공개될 예정이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는 1.97% 내렸다. TSMC는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의 장비 반입 불허 소식이 나온 후 1.07% 하락했다. 애플은 1.04%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는 각각 0.31%, 1.34%씩 미끄러졌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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