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강릉 가뭄…'재난사태'에 '국가소방동원령'까지

오봉저수지 저수율 14.8%
평년 5분의 1까지 떨어져
자연재난 첫 재난사태 선포
소방차 동원돼 긴급 급수까지

강원 강릉을 덮친 가뭄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재난사태·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는 등 '사상 처음'인 대책까지 쏟아지고 있다.

1일 행정안전부 안전관리일일상황에 따르면 강릉 생활용수의 80%가량을 책임지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전날 저녁 6시 기준 14.8%까지 내려갔다. 평년 저수율 72.0%의 5분의 1 수준이다.

강원 강릉시에 가뭄 대응 국가소방동원령 발령돼 강북공설운동장에 소방차량이 집결했다.2025.08.31 소방청 제공

저수율이 15%를 밑돌자 강릉시는 수도계량기의 75%를 잠그는 등 제한급수를 본격화했다. 시민들은 약수터에서 물을 받고, 사흘에 한 번 세탁을 하는 등 불편함을 겪고 있다. 강릉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이 지난달 14일부터 수영장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민간 호텔인 신라모노그램 강릉도 수영장·사우나 등 물 사용 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역대급 가뭄에 당국은 총력 대응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자연재난에 대한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재난사태는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는 대규모 재난이 우려될 경우 행안부 장관이 선포하는 긴급 조치다. 재난사태가 선포되면 인력·장비 등 자원이 총동원되며 유치원·학교 등에 휴교 요청을 내릴 수 있다. 사상 처음으로 가뭄에 따른 국가소방동원령도 내려져 물탱크차 50대, 급배수지원차 1대가 강릉에 모였다. 집결한 장비들은 인근 시군에서 강릉 홍제정수장으로 물을 옮기고 있다.

강릉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87.7㎜로 평년의 절반(46%)도 채우지 못했다. 앞으로도 강릉을 비롯한 영동 지역에 뚜렷한 비 예보가 없어 가뭄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는 30~80㎜의 비가 예보됐지만, 강원동해안은 예상 강수량이 5㎜ 미만에 그쳤다. 이후 오는 11일까지도 영동 지역에는 비 소식이 없다.

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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