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1일 매매체결 대상 종목 축소를 예고대로 단행한다. 거래량 '15% 제한 룰'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날부터 풀무원 등 53개 종목의 거래를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1차로 거래가 중지된 YG PLUS 등 26개 종목까지 고려하면 총 79개 종목의 거래가 한 달간 멈추는 셈이다. 다만 한국거래소(KRX)를 통한 정규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거래는 열려 있는 만큼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왼쪽 3번째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첫 체결량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2025.03.04 윤동주 기자
이번 거래 중지 조치에 따라 해당 79개 종목은 넥스트레이드 정규시장(프리·메인·애프터마켓)과 종가매매시장 모두에서 거래가 되지 않는다.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이나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을 주로 이용하는 투자자는 자칫 주식을 매입하거나 보유주식을 파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거래중지 대상 종목의 사전 확인이 권고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거래량 기준을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처"라면서 "향후 거래 상황 등에 따라 제외되는 종목이 추가되거나 제외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대체거래소의 경우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의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를 초과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의 넥스트레이드 일평균 거래량은 2억1044만주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량(16억2394만주)의 13%에 이른다.
올해 3월4일 출범한 넥스트레이드가 해당 규정을 처음 적용받는 이달 30일, 자칫 '15%룰'에 걸려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선제적으로 거래량을 제한한 셈이다. 8월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2392억원으로 이미 한국거래소(15조4263억원)의 절반(46.9%)에 육박한다.
오는 4일 출범 반년을 맞는 넥스트레이드는 개인투자자들이 이용자의 90%를 차지하는 등 발길이 대거 몰리면서 70년 가까이 독점 체제를 유지해 온 한국거래소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발돋움했다. 지난 1분기에는 7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 2분기 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는 "넥스트레이드는 한국 주식시장의 거래시간 확대, 주식 투자자의 거래비용 절감 및 주문방식 다양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견인했고, 최근 우리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은 정부, 금투업계 및 유관기관들의 적극적 협조와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