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기업'은 옛말…생활가전으로 질주하는 쿠쿠

정수기 등 렌털 주력 홈시스 매출 앞서
밥솥 시장 10년째 정체…다각화 전략
침대 매출 218%↑…신제품 성장세 뚜렷

국내 밥솥 시장을 대표하는 쿠쿠가 '밥솥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고 생활가전 전반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특히 정수기·공기청정기·건조기 등 렌털 사업을 앞세운 계열사 쿠쿠홈시스가 실적을 견인하며 전통 강자인 와의 매출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는 올 상반기 각각 4305억원, 56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쿠쿠 사업부는 크게 2017년 지주사 쿠쿠홀딩스에서 물적분할해 신설한 쿠쿠전자(밥솥 등 전열가전), 인적분할해 신설한 쿠쿠홈시스(정수기·렌털)로 나뉜다. 지주회사인 쿠쿠홀딩스의 임대·로열티 등 상반기 외부 매출이 약 82억원임을 감안하면 전자와 홈시스 매출은 14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내 밥솥 시장점유율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밥솥 기업' 이미지가 강한 쿠쿠이지만, 실적에서는 렌털을 주력으로 하는 홈시스가 앞서고 있다. 분할 직후인 2018년에는 쿠쿠전자가 매출 4741억원으로 홈시스(4188억원)를 앞섰지만 2019년부터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후 격차는 해마다 커졌다. 전자가 2022년 7024억원에서 지난해 7480억원으로 소폭 성장하는 동안 홈시스는 9381억원에서 1조572억원으로 매출이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전자와 홈시스가 각각 960억원, 164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차이도 벌어졌다.

쿠쿠전자의 부진은 국내 밥솥 시장 정체와 맞물려 있다. 업계 추산치에 따르면 밥솥 시장 규모는 2014년 이후 6000억원대에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쿠쿠와 쿠첸의 대응 전략은 상반된다. 쿠첸이 '저당밥 모드' 등 기술 고도화로 주력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 쿠쿠는 상품군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단순히 밥솥을 잘 만드는 기업을 넘어 생활 필수 가전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셈이다.

쿠쿠 인스퓨어 미니 100 초소형 정수기. 쿠쿠

쿠쿠 관계자는 "트렌드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회사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신제품 공세만 봐도 전략은 분명하다. 쿠쿠는 올여름에만 고양이 화장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 등을 잇달아 내놨다. 단순한 라인업 확장을 넘어 렌털 방식과 친환경·스마트 가전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매출 성장세도 매섭다. 무선청소기 제품군 판매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으며 레스티노 침대 제품은 같은 기간 21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밥솥 시장이 정체한 상황에서 저가 제품이 넘치는 해외시장까지 고려하면 밥솥만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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