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마에스트라 메이안 첸과 '셰에라자드' 연주

진은숙 '수비토 콘 포르차'
브루흐 '스코틀랜드 환상곡'

말코 지휘 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우승한 대만계 미국인 마에스트라 메이안 첸이 오는 9월4~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정기연주회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시향은 지난 23일 정기연주회에서 독일 마에스트라 루트 라인하르트에 이어 2회 연속 마에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메이안 첸은 현재 시카고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그로세스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여성 수석 지휘자이기도 하다. 2005년 말코 지휘 콩쿠르 우승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2015년 뮤지컬 아메리카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향 지휘는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안 첸 지휘자 [사진 제공= 서울시향, (c)Simon Pauly]

첫 곡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가 연주된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영국 BBC 라디오, 쾰른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공동 위촉으로 작곡됐으며 2020년 9월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초연됐다. 베토벤 음악이 지닌 폭발적인 에너지와 정적인 침묵, 그리고 강렬한 역동성 사이의 서사적 긴장을 약 5분가량의 짧은 시간 안에 응축해 표현한 곡이다. 베토벤의 고전적인 주제 위에 진은숙 특유의 밝은 빛과 화려한 색상이 더해지며 새로운 충돌과 공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울시향 무대에서는 처음 연주된다.

메이안 첸은 이어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과 러시아 낭만주의의 정수를 담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명곡 '셰에라자드'를 지휘한다.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가 협연한다. 스테판 재키브는 수필가 고(故) 피천득 선생의 외손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하와이 실내악 페스티벌(HCMF) 예술감독이자 정크션 트리오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세 번째다.

스테판 재키브 바이올리니스트 [사진 제공= 서울시향, (c)Sangwook-Lee]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작품으로 브루흐는 비르투오소 바이올리니스트 파블로 데 사라사테에게 헌정했다. 스코틀랜드의 민속음악에 바탕을 둔 4악장 구성의 환상곡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하프의 독주와 바이올린의 유려한 선율과 기교가 돋보인다. 3악장에서 브루흐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선율이 흐른 뒤 스코틀랜드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한 경쾌하고 장대한 행진곡풍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으로 연주될 셰에라자드는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아라비안나이트(천일야화)'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교향 모음곡이다. 이국적인 선율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 생동감 있는 묘사와 서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2009년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곡으로 사용한 곡이기도 하다. 다채로운 음색의 악기가 어우러지며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 '칼렌더 왕자 이야기', '젊은 왕자와 공주', '바그다드 축제'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이끈다.

문화스포츠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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