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BNP파리바가 소비진작·한미 간 무역협상 등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상향한 2%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로 유지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31일 '한국의 GDP, CPI 및 기준금리 예측 조정'에서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불확실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국내 성장세도 회복 조짐을 보인다"며 "2차 추가경정예산과 부의 효과 등 소비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가 꼽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상향 요인은 소비에 있다. 올해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소비가 회복세를 견인했으며 이는 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라고 윤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추가로 2차 추가경정예산과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가 맞물려 '자산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효과는 자산의 가치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자산 효과가 통상 1~2분기 시차를 두고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타결된 한미 간 무역협상도 경제 불확실성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호 관세율이 우리가 가정한 10%보다 높지만, 전반적으로 협정 결과는 우리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며 한국은행이 가정한 실효관세율 15%와도 유사한 수준"이라며 "기업의 입장에서 불확실성을 완화해 줄 수 있으며, 한국 관세율은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 주요국과 유사하고,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국가들의 관세율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며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2%로 유지하고 내년 수치는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정부가 마련한 부동산대책이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면서도 "현재 주택시장 상황은 '정상 복귀'보단 '휴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주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0.4%에서 0.2%로 둔화했고 거래량 역시 지난 6월 1만1900건에서 지난달 2700건으로 급감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증가분 역시 6월 6조8000억원에서 지난달 24일 기준 4조10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공급 확대나 세제 조치 등을 포함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한국은행 또한 지나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또 다른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선 이달이 아닌 4분기로 바라봤다. 그는 "위 상황들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은 다음 기준금리 인하를 8월이 아닌 4분기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 종착점을 2.25%로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2026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