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과 학벌 등을 두고 원색적인 설전을 벌인 국민의힘 소속 이단비(37) 인천시의원이 경찰에 고발됐다. 9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이 시의원이 원색적인 표현의 글을 올리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은 명예훼손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피고발인의 매우 부적절한 언행은 공식 사과로 끝낼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공무원이 가져야 할 품위를 손상하고 인천 시민을 모욕한 대참사로, 어처구니없고 파렴치하다 못해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단비 인천시의회 의원. 인천시의회
지난 5일 이 시의원은 SNS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다. 당시 누리꾼 차모 씨는 "이준석이 학벌은 높은지 몰라도 결국 시험을 남들보다 잘 본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테스트다. 그럼 이준석 민주주의 시험장의 시험 성적은?"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이 시의원은 "넌 학벌도 안 좋지?ㅋㅋ"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차 씨가 "어휴 이런 수준 인간이 시의원이라니"라고 하자 이 시의원은 "어휴 그래서 10대부터 어떻게 살았길래 넌 그 모양으로 사니"라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차 씨는 연합뉴스에 "공직자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수준 낮은 언행을 남발하기에 어이가 없고 화도 나서 좀 거칠게 대응했더니 저를 경찰에 신고한 것처럼 접수 화면 사진을 보내왔다"며 "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의원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사회에 상식과 기본을 지키라는 경종을 울리고 싶어서 언론에 제보했다"며 "공직이라는 게 무엇인지 개념과 기본 상식을 갖추고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시의원은 "(SNS상에서 신원이) 특정되지도 않은 상대방(차 씨)을 신고한 적이 없는데 저를 먼저 신고해 무고로 대응할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신고 접수) 사진을 잘못 올렸다고 설명했으나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차 씨가) 먼저 저의 다른 글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극우당'이라며 비하했다"며 "그러고는 (차 씨 글에) '학벌은 10대 때 반짝 공부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의 비하 글이 있길래 '이게 좌파들이 말하는 차별 금지냐'고 묻는 과정에서 학벌 관련 언급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벌이 비하할 대상이 된다면 당신은 10대 때 열심히 살았는지 비난할 자격은 무엇인지를 묻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며 "그러나 관련 댓글은 모두 지워진 채 비하 발언을 했다고만 해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밖에도 이 시의원은 SNS에서 "결국 논리로는 못 이기는 해충ㅋㅋ", "괜찮아ㅋㅋ 이XX (이 대통령 비하)임기 1년이나 가겠니ㅋㅋ잘 지켜봐라ㅋㅋ" 등 댓글을 달면서 다른 누리꾼들과도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천시의회 홈페이지에 이 시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그러자 이 시의원은 지난 7일 "수준 낮은 언행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저는 상위 댓글에 학벌에 대해 설명을 해 상호 토론 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확인 결과 상위 댓글에 대한 대댓글을 확인할 수 없었고, 상호 토론 중에 이어진 댓글이라고 말한 주장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첫 댓글이 학벌 비하로 시작했기 때문에 SNS에서 벌어진 일은 온전히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