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연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5월 미국 판매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미국의 수입 완성차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응해 구매를 앞당겼던 소비자들의 심리가 5월 들어 진정되면서 수요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법인은 5월 판매량이 8만4521대로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아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7만9007대를 판매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4월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18%, 14%에 달했다. 3월에도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으나 5월 들어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제네시스는 6723대 팔리며 5월에도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14%)을 이어갔다.
5월 현대차 모델별로는 엘란트라N(아반떼 141%↑), 베뉴(74%↑), 투싼(15%↑), 팰리세이드(10%↑), 아이오닉6(9%), 싼타페(0.3%↑) 등이 월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5% 증가하면서 전체 전동화 차량이 역대 5월 최고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아울러 지난 5월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약 39년 만에 '현대(Hyundai)' 브랜드로 판매된 차량이 총 1천700만대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액센트, 엑셀 등 6개 모델이 각 100만대 넘게 판매됐으며, 엘란트라는 브랜드 역사상 최고 베스트셀러 모델로 기록됐다.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현대차 제공
한편, 지난 5월 기아미국법인은 8개월 연속 전년대비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 카니발이 전년 대비 68%라는 큰 폭의 판매량 증가를 나타냈으며, 텔루라이드(+12%)와 스포티지(+1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K4 세단(+4%)이 모두 5월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수입차에 25%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오는 7월 9일까지 시행을 유예한 상태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포드, 스바루, 현대차 등이 향후 몇주 안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주요국과의 관세 협정이 재조정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현대차 미국법인은 "우리는 공급과 수요의 변화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가격 전략과 맞춤형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