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양빌딩 새미래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눈앞에 닥친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그가(김문수 후보)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저는 저의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더불어민주당은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모두 장악하는 괴물독재국가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직격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 이어 이 상임고문까지 민주당 대표 출신의 정치 원로 지지를 끌어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진전이 없자 제3지대 인사와 반(反)이재명 연대 구축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와 이 상임고문은 26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선거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하고 선거 연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미래민주당과 여러 번 만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뜻을 모아 왔다"며 "오늘 협약은 특정 인물의 괴물 국가 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많은 정치인의 진정성 있는 협의"라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과 새미래민주당은 연대 조건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등을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김 후보는 지난 25일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반이재명 전선을 넓히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손학규 전 대표와 연대를 선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지지했던 손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는 김문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작업에는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 달라며 사실상 백지수표를 내밀었던 것에서 기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단일화 시도 자체가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불발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