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뜻밖의 수혜를 입은 곳이 있다. 바로 알뜰폰·선불형 유심을 판매하는 편의점과 다이소다.
서울 시내에 편의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SK텔레콤은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 방침을 내놨지만, 약 25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수에 비해 유심 수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리점 오픈런'으로도 유심을 교체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편의점과 생활용품 매장 등 대체 유통 채널로 몰리고 있다.
CU에서는 지난달 22~28일 7일간 유심 판매량이 전주 대비 205.3% 늘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알뜰폰용인 SK텔링크 유심 판매량은 무려 914.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GS25도 알뜰폰 유심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에만 유심 매출은 전 주 같은 요일 대비 무려 115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 마포구 한 SK텔레콤 공식 인증 대리점을 찾은 고객들이 직원에게 유심 입고 관련 안내를 받고 있다. 2025.4.28. 강진형 기자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알뜰폰 유심 전체 판매량이 전주 대비 180% 늘었는데 이중 SK텔레콤용 알뜰폰 유심 판매량은 무려 1200% 급증했다.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마찬가지다. 현재 다이소는 SK텔레콤 알뜰폰용 유심을 5,000원에 판매 중이며, 이례적인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유심은 원래 일주일에 1~2명 찾을까 말까 한 상품인데 유심 사건 이후로는 매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세븐모바일(7mobile)은 홈페이지를 통해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다이소, 이마트, 편의점 등에서 유심을 구매할 수 있으며, 비용은 향후 요금에서 조정해드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사진은 종로구에 있는 한 다이소매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SKT는 지난달 27일,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5월 말까지 500만개, 그리고 6월 중 500만개를 추가 확보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