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가 CJ올리브영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 노 대표는 과거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을 맡아 올리브영, 비비고, 마켓오 등 수많은 브랜드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 유튜브 채널 큰손 노희영 캡처
노 대표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큰손 노희영'에서 CJ올리브영 브랜딩 비법에 대해 언급했다. CJ올리브영은 국내 대표 H&B(헬스앤뷰티) 플랫폼으로, 지난해 매출 4조 클럽에 입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작년 매출은 4조7899억원으로 전년 3조8611억원 대비 2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702억원으로 약 35% 증가했다.
노 대표는 "내가 (CJ에) 고문으로 갔을 때부터 올리브영이 있었다. 올리브영은 1999년부터 시작됐다"며 "이제는 올리브영이 1등 브랜드가 됐다. 해외 관광객도 면세점을 안 가고 올리브영에 가서 쇼핑하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올리브영이 갑자기 성공하고 떼돈을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나름대로 엄청 고생한 브랜드"라며 "설립 이후 10년 동안 (적자를 내는 등) 힘들었다. 올리브영이 항상 시장에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K뷰티 쇼핑을 마치고 매장을 나서는 모습. 올리브영 제공
노 대표는 "지금은 H&B라고 하지만 그때 (포지션이) 약국도, 잡화점도 아니었다"며 "또 약국이 (의약 등 제품을) 못 팔게 하는 힘이 굉장히 세다. 외국에서는 부츠(영국의 드럭스토어)에서 약을 살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선 타이레놀 등은 올리브영에서 못 판다"고 했다.
게다가 당시 미샤 등 저가 로드샵 브랜드가 성장하고 한편에서는 방문 판매가 활성화됐던 시기로 올리브영이 팔 수 있는 상품이 한정돼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진짜 팔 게 없었다. 손톱깎이 정도 팔았다"며 "매장 디자인도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했다.
이에 노 대표는 올리브영을 '들어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에게 리노베이션(개보수)을 제안했다"며 "밋밋했던 간판을 각도를 기울여 잘 보이게 바꿨고, 통창으로 내외부 (조명) 대비로 눈에 띄도록 바꿨다"고 했다. 이후 올리브영의 가맹률이 상승하는 등 리노베이션 성과를 거뒀다.
올리브영이 터닝포인트로는 서울 명동에 200평대 지점을 개점한 것을 꼽았다. 그는 "올리브용의 위용을 보여주자고 했다"며 "매장 안에 체험 공간을 만들어 제품을 써볼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샴푸도 해줬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 매장 한 가운데 수전이 있는 건 깜짝 놀랄 일이었다"며 "향수를 뿌리는 공간인 퍼퓸 박스도 만들었는데 올리브영이 모든 뷰티 콘텐츠의 테스트장이 됐다"고 했다.
노 대표는 경쟁 상대와 사업 영역 등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성공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리브영은 약국과도, 화장품 회사와도 경쟁할 수 없었다"며 "바디(제품)와 향수부터 시작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