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1993년 도난당했다가 2020년에 되찾은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達城 瑜伽寺 靈山會 掛佛圖)'가 보물로 관리된다. 국가유산청은 각계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후기인 1784년에 '영산회'를 주제로 제작한 불화다. 신체 비례와 표현, 도상 배치, 얼굴 형태 등으로 볼 때 18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유성(有城) 화파와 관련이 깊다고 여겨진다. 도난 과정에서 화기(?記·불화 하단에 적힌 제작 관련 내용) 일부가 훼손돼 그림을 그린 승려들은 알 수 없다.
족자 형태의 괘불도는 가로 281.3㎝, 세로 438.3㎝ 크기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괘불도의 높이가 10m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작은 편으로, 당시 사찰의 공간 배치를 고려해 만들었다고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당시 유가사의 공간 구성과 사찰의 규모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괘불도는 석가여래를 압도적으로 크게 그리고,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화면 상단에 작게 배치한 삼신불 형식이다. '서산 개심사 영산회 괘불도(1772)'에서도 이 같은 구도가 확인되나 본존이 좌상(坐像)으로 표현된 괘불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도난 과정에서 그림 일부가 잘려 나가고 색을 다시 칠하기도 했으나 유가사의 역사와 불교 도상 연구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