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대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정원의 179%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생들은 의대 등 상위 계열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생 138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정시 최초합격자 전원과 추가 합격자 중에서도 79%가량이 평균적으로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기위해 강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가 있는 고려대, 한양대, 서강대에서는 해당 학과 정시 모집정원 대비 등록포기율이 200%에 달했다. 특히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모집정원이 10명인데 36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가 있는 연세대, 성균관대에서는 정시 모집정원 총 47명에서 78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서 정시 모집인원 대비 등록포기율이 260%로, 성균관대(59.1%)보다 이탈 규모가 컸다.
이들 등록 포기 인원 중 상당수는 의·약학 등 '메디컬' 계열과 서울대 이공계 학과 등 상위 학과의 중복합격으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반도체 계약학과 이탈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오는 3월 입학하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의 정시 지원 경쟁률은 SK하이닉스 계약학과 9.79 대 1, 삼성전자 계약학과는 5.86 대 1이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13.89 대 1)다. 올해 정시 최초 합격자 1차 등록은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며, 추가 합격자는 13~19일 발표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에는 특히 의대 모집정원 확대와 맞물려 관련 기업들의 경기 상황도 상당히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의·약학 계열과 대기업 계약학과 중복합격 시 선호도 측면에서 의·약학 계열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